중도좌파 연립여당·중도우파연맹 박빙…둘 다 과반 확보 어려울듯
'反난민' 스웨덴민주당 지지율 상승…연정 구성 캐스팅보트 쥐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유럽의 중심국인 스웨덴이 오는 9일 총선거를 실시한다.
다당제인 스웨덴의 권력체제는 내각책임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349명의 의원을 선출할 뿐만 아니라 집권세력도 결정하게 된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연립여당이 지난 2014년 정권을 탈환한 데 이어 재집권에 성공할지, 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우파연맹이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총선은 지난 2015년 유럽의 '난민 쓰나미 사태'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인 데다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유럽에서 EU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여서 유권자 표심의 향배가 관심의 대상이다.
스웨덴은 난민사태 이후 한때 EU에서 인구 대비로는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국가에 오르기도 하는 등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정책을 펼쳤으나 난민 관련 범죄가 급증하는 등 스웨덴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난민 문제와 EU 문제가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그 여파로 반(反) 난민·반(反) EU를 내세우고 있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D)이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의 극우정당들처럼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민당을 주축으로 녹색당, 좌파당이 연합한 현 연립여당이나, 보수당을 중심으로 자유당, 중앙당, 기독민주당이 힘을 합친 중도우파연맹 모두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웨덴의 여론조사기관인 SvD/SIPO가 최근 스웨덴 유권자 2천8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연립여당은 40.6%, 중도우파연맹은 39.8%의 지지율을 얻어 어느 진영도 절반을 넘지 못한 가운데 박빙의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한 뒤 2014년 사민당, 보수당에 이은 제3당으로 등극한 스웨덴민주당은 17.1%의 지지를 얻어 이번 총선에서 지난 2014년 총선 득표율 12.9%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조사 결과가 선거에서도 확인될 경우, 사민당을 주축으로 한 중도좌파 연립여당이나 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우파연맹 모두 스웨덴민주당과 손을 잡거나 지지를 얻어야 무난히 집권할 수 있게 된다.
스웨덴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사민당과 보수당 모두 스웨덴민주당과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총선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연정 구성 방정식은 훨씬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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