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軍 최정예 '총정찰국'…러시아 기획 주요 사건마다 등장

입력 2018-09-07 10:38  

베일 속 軍 최정예 '총정찰국'…러시아 기획 주요 사건마다 등장
"믿을만하고 유능" 평가 속 광범위한 분야에 폭넓은 권한
英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놓고 "허술하다" vs "의도적 과시용"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 정부가 최근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이 주목을 받고 있다.
GRU는 군 정보기관 특성답게 매우 폐쇄적이고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믿을만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평가받으며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에 따르면 GRU는 1918년 군 정보기관으로 창설됐다. 예산과 인원, 운영 구조 등은 모두 국가기밀이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KGB의 후신)의 본부가 모스크바 시내 주요 광장인 '루비얀카 스퀘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GRU는 모스크바 교외 한 쇼핑몰 뒤편의 칙칙한 회색빛 건물들에 둥지를 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06년 GRU 본부를 방문했을 때는 단지 건물 내부만을 보여주는 몇 장의 사진만이 공개됐을 뿐이다.
FSB에서 분리됐지만, 폭넓은 권한을 가져 때로는 FSB와 경쟁하는 관계로도 알려졌다.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GRU는 국방과 안보 정책의 성공적인 이행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치와 경제, 국방, 과학, 기술, 환경 분야에서 정부의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조직의 기풍은 위험한 상황이 오더라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총명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젊은 대학졸업자보다는 통상 경험이 풍부하며, 군에서 전투경험으로 다져진 사람들을 뽑아 쓴다.



GRU는 이미 많은 역사적 사건들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화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소련이 침공할 당시 프라하 공항을 점령했으며, 1979년 소련-아프간 전쟁을 촉발한 하피줄라 아민 아프간 대통령의 암살에도 개입됐다.
주요 시설 점령을 통해 크림반도 병합에 핵심 역할을 했고,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지 정부군에 맞선 친러시아 성향의 반군 무장단체를 지원했다.
또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이동식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때, GRU 장교가 미사일 발사대 반입을 맡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가장 최근으로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한 혐의로 GRU 요원 12명이 미국에서 기소됐다.
이같은 활동으로 러시아 내에서는 "러시아군의 정예 중의 정예"라거나 "옛 소련 시절 정보기관의 진수"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3월에 발생한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에서는 믿지 못할 정도로 허술한 점을 드러냈다고 FT는 전했다. CCTV에 행적을 남겼으며, 독약이 들었던 향수병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경찰의 추적을 받게 할 정도로 미숙했다는 것이다.
영국 내무부의 벤 월리스 부장관은 코믹영화 '쟈니 잉글리시'(Johnny English·2003)에서 코미디언 로완 앳킨슨이 무능한 정보요원 '쟈니 잉글리시'역을 한 것을 언급, "이는 제임스 본드라기보다는 쟈니 잉글리시에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버킹엄 대학의 앤서니 글리스 교수는 "(이중스파이) 스크리팔을 살해하지 못해 아마추어 같다는 말들이 있다"며 "하지만 스크리팔을 죽이려 했기보다는 러시아는 처벌받지 않고 영국군 시설의 중심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졌고, 지난 5일 영국 당국은 이 공격의 가해자로 GRU 소속 장교 2명을 기소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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