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가시권역 통과 못 해…제3의 노선 다시 모색해야
문화재관람료 문제 얽혀 복잡…보은군 "올해 대책 마련"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속리산 관광 활성화 전략으로 추진되던 케이블카 설치가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9일 충북 보은군에 따르면 법주사를 포함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서 그동안 추진하던 케이블카 사업 관련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군 관계자는 "세계유산이 된 법주사 가시권역은 케이블카 설치가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검토하던 노선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는 2004년 처음 구상된 사업이다. 환경훼손 논란 등으로 10년 넘게 표류하다가 2016년 11월 마침내 2개 노선을 정해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했다.
당시 구상된 노선은 법주사 다비장∼문장대(3.69㎞)와 봉곡암∼문장대(3.6㎞)다.
두 노선 모두 사적(503호)과 명승(61호)으로 지정된 법주사 주변을 통과하는 경로여서 세계유산 경관 훼손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보은군은 제3의 노선을 포함한 대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법주사의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에 맞춰 1년 넘게 중단했던 용역을 최근 재개해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속리산 케이블카 노선 결정은 법주사의 문화재관람료 징수 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매표소를 거치지 않는 지점에 탑승장이 들어설 경우는 관람료 징수가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법주사는 매표소를 통과해야 하는 사찰 주변에 탑승장 설치를 고집해왔다.
환경 훼손을 걱정하는 환경부와 환경단체도 설득해야 한다. 그만큼 노선 결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얘기다.
보은군은 올해 12월 용역을 납품받아 서둘러 노선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케이블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고 속리산 관광개발 전략을 확정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속리산 케이블카는 지역의 숙원이면서 충북도, 법주사, 환경단체 이해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업"이라며 "자연경관과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새 노선을 구상한 뒤 사회적 공감을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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