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원 추행' 이윤택 징역7년 구형…李 "연기지도 과욕 때문에"

입력 2018-09-07 12:21   수정 2018-09-07 16:26

'극단원 추행' 이윤택 징역7년 구형…李 "연기지도 과욕 때문에"
"어디서 그런 안마가 통용되나 vs 피해자들 거부하지 않고 용인"…이달 19일 선고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보배 기자 =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결심 공판에서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수십 차례 여배우들을 성추행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검찰은 신상정보 공개와 보호관찰 명령 등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특히 일반적으로 체육인들이 하는 안마 방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체 어디에서 사타구니 부분을 안마시키는 것이 통용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거나 증인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이 당한 범죄를 두고도 "그런 부분도 상습성을 판단하는 데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들의 변호인도 "피해자들은 열정을 모두 바친 연희단거리패의 수장인 피고인으로부터 평생 지우지 못할 엄청난 피해를 봤고 지금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음에도 범죄를 눈감을 수 없었던 피해자들은 늦었지만, 피고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최후진술에서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려는 열정으로 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과욕이 빚은 불찰이 있었다. 고의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제 과욕의 연기지도에 상처 입은 피해자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 때문에 고통받고 상처 입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할 땐 고개를 돌려 방청석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전 감독은 "피해자들이 연기지도와 안마 요구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줬기에 피해자의 고통을 몰랐다. 모든 게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제 잘못을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일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해도 피해자들의 용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연기지도를 법의 잣대로 논단하는 건 새로운 장르의 예술의 씨를 자르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냉정한 판단을 해달라고 말했다.
변호인의 변론이 이뤄지는 동안 방청석에 앉은 일부 여성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 전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성 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12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의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그러나 이 전 감독 측은 이런 행위가 추행이 아닌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 전 감독에 대한 선고는 이달 19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왕처럼 군림하며 성추행”…이윤택 징역7년 구형 / 연합뉴스 (Yonhapnews)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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