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쓰러진 담양 식영정 소나무 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18-09-07 11:55  

폭우에 쓰러진 담양 식영정 소나무 살릴 수 있을까
세우는 과정서 다른 고목 훼손 우려에 포기했다가…1월까지 다시 회생 시도


(담양=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명승 제57호인 전남 담양 식영정의 소나무가 최근 폭우로 뿌리를 드러내고 쓰러져 고사 위기에 놓였다.
담양군은 애초 쓰러진 소나무를 다시 세우려면 다른 나무들을 베어내고 수령이 300년된 더 큰 소나무 뿌리를 건드릴 우려가 있어 베어내려고 했으나 반발이 잇따르자 다시 수목 전문가에게 의뢰해 나무를 살려볼 방침이다.
7일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담양에 200mm 넘는 폭우가 내려 토사가 유실되면서 수령 2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10m 높이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
1500년대에 지어진 식영정 일대에는 수령 100년 이상 된 소나무 50여 그루를 포함해 600여 그루의 소나무가 터를 잡고 있다.
담양군 관계자가 28일 나무가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문화재청에 알렸지만, 문화재청은 식영정 주변 수목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양군은 지난달 말 전문가 조언을 받아 쓰러진 소나무를 회생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베어내기로 했다.
나무를 세우려면 크레인을 이용해야 하는데 식영정이 도로에서 수십m 올라가야 하는 경사진 비탈에 자리 잡고 있어 중장비 진입을 위해 다른 소나무를 베어내야 하고 300년 넘은 더 큰 소나무 뿌리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영정 건물과 인접한 석축과 지반이 내려앉을 가능성과 함께 현 상태에서 영양 공급을 해도 쓰러진 소나무가 3개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자문도 소나무를 포기한 이유 중 하나였다.
송강 정철의 행적이 담긴 유적으로 관리에 힘써온 후손들 역시 소나무를 살릴 방안을 찾기 어렵다면 나무에 제사라도 지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담양군은 고목을 살릴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고 베어내려 한다는 일부 전문가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입장을 바꿔 오는 8일부터 수목 전문가에게 의뢰해 회생보호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담양군은 나무가 이 상태로 내년 1월까지 생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이 기간 회생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산림연구기관에서 현장을 방문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다른 고목들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회생시킬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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