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사기술협력청장 밝혀…터키, 美 반대 불구 도입 강행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내년 중반께 터키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드미트리 슈가예프 러시아 연방 군사기술협력청 청장은 이날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계약 이행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공급은 2019년 중반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월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당초 2020년으로 돼 있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군사·외교 소식통은 지난 6월 중순 타스 통신에 자국 군산업체에 터키 공급용 S-400 미사일 생산을 내년 5월까지 마무리하라는 과제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터키와 러시아제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S-400을 공급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달 2일엔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위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반대에도 미사일 도입을 강행할 것임을 천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할 경우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터키의 계획에 반대해 왔다.
특히 터키가 S-400 미사일을 구매할 경우 역시 터키가 미국에서 도입하려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일부 미제 무기들의 보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터키에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말 미 상원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NDAA)은 터키의 S-400 도입 포기를 F-35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터키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공급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미 전투기 F-35 도입과 러시아 미사일 S-400 도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두 계약이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400 미사일 도입 건은 터키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억류 사건과 함께 미국-터키 관계를 최악 수준으로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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