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필수예방접종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국가예방접종에 필요한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수 백신에 대해 총량·장기구매가 추진되고, 비상시에 대비해 일정 물량은 비축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필수예방접종 백신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 9일 발표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소아마비(IPV) 백신과 결핵(BCG) 주사형 백신이 지난해 현지 공장 사정 등으로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국민 불안과 불편이 증가하자 마련된 대책이다.
정부는 민간에 맡겼던 필수 백신 수급 관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현재는 민간에서 개별적으로 소량씩 구매해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총량을 정해 구매한 후 배분하거나, 백신 제조사와 3∼5년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현재 총량구매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백신은 인플루엔자,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폐렴구균(PPSV), 장티푸스, 신증후군출혈열 등 5종이지만, 앞으로는 폐렴구균(PCV), BCG, IPV 등에도 총량구매가 추진된다.
미국에서는 전체 백신의 50% 이상을 연방정부에서 직접 구매해 배분하고, 캐나다는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 제조사와 3∼10년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백신 공급 중지 상황에서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비축 물량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는 3∼6개월 분량을 비축한다. 비축 대상 백신은 수입 또는 단독공급 여부, 공급 중단 시 접종지연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또 백신 제조·수입업체의 공급계획과 국내 접종·폐기량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수급 전망을 세우고, 비상상황에서는 국내에서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더라도 대체 백신을 적기에 특례수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본다.
정부는 이런 계획에 따라 총량구매 방식 확대에 필요한 예산 5억4천600만원과 주사형 BCG 백신 및 IPV 백신의 3개월분 비축 예산 4억1천400만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이미 편성했다.
백신 장기구매와 비축체계 마련 근거 등을 담은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으며, 국회 심사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백신은 국민 보건안보를 위한 필수 공공재로 감염병 방어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2020년 이후 운영 예정인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통해 백신의 자급화에서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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