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도통신 보도…"日의 독자제재로 합의 파기…대화·재제 양립 안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한 북일간 '스톡홀름 합의'는 무효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의 대일 외교 담당 간부들이 최근 평양을 방문한 복수의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발언을 한 북한의 간부들이나 발언을 들은 '관계자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스톡홀름 합의는 2014년 북한과 일본 사이에 성사된 합의로,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합의에 따라 북한은 납치피해자를 포함한 북한 내 일본인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북일관계가 악화하자 2016년 조사를 중단했다.
북한 간부들은 이 위원회가 납치피해자와 잔류 일본인, 일본인 처(妻), 유골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조사해 결과를 이미 일본에 통지했다며 "일본 정부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톡홀름 합의가 독자제재를 재가동한 일본 측의 행동에 의해 파기됐음을 강조했다.
통신은 북한 측이 일본 정부에 발언 내용이 전해질 것을 전제로 이런 말을 한 것이라며 북일간 대화를 모색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납치 문제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간부들은 또 2002년 9월 북한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서명한 북일 평양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이 선언에 기초한 과거 청산이 선결돼야 한다면서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이 끝난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다시 반복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당시 평양선언에서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해 사죄를 표하고 국교정상화 후의 경제협력에 대해 언급했었다.
아울러 북한 간부들은 "제재와 대화는 양립하지 않는다"며 북일간 대화 재개를 위해 일본의 독자제재 해제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전한 '관계자들'은 통신에 "북한의 일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엄중하다. 노크하면 문이 열릴 것 같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