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바스라서 민생고 시위…이란 총영사관 방화

입력 2018-09-08 05:24  

이라크 남부 바스라서 민생고 시위…이란 총영사관 방화
시위대 "이란 전기 공급 중단…내정 간섭" 규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바스라 주(州)의 주도 바스라 시에서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바스라 주재 이란 총영사관이 불에 탔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한 바스라 시민들은 이날 관공서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분노한 시위대 수백명이 이란 총영사관으로 몰려가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해 불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했다.
시위대가 침입했을 때 이란 총영사관엔 주말 공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직원이 출근하지 않은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총영사관의 방화 소식에 이란 당국이 바스라 시와 가까운 국경의 출입국 사무소를 차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란 총영사관을 급습한 시위대가 이란이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전기 공급을 끊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라크 남부에 전기를 수출했으나 7월 이라크의 대금 미납을 이유로 일시 중단했다.
또 이란에 종속적인 이라크 정부를 비판하면서 이란이 이라크의 정치권에 깊숙이 개입해 내정을 간섭한다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전날 밤 바스라 주 정부 청사에도 불을 질렀다.
바스라 시에서는 6월부터 전기와 물 공급, 일자리 부족에 항의하고 정부의 무능, 부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 시위는 이달 3일부터 다시 격화돼 닷새째 이어졌다. 닷새간 시위를 진압하려는 군경의 발포로 시민이 최소 10명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바스라 주는 이라크의 주요 유전 지대로, 이라크의 유일한 수출입 항(움카스르)이 있다.
이 수출입항도 시위대가 5일 점거해 이틀째 선적과 하역이 중단됐다.
이라크 정부는 바스라 시민들에게 진정해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 시아파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알시스타니도 7일 금요 대예배에서 "이라크 정치 지도자들이 최근 수년간 바스라 시민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새로 구성될 정부가 변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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