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넘어선 조치…관리들 "미중 혁신전쟁 일부"
내부 격론중…강행 땐 자산 압류동결·미국기업과 거래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정부가 해킹으로 미국 지식재산권을 훔치다가 적발된 중국 기업들에 대해 재무부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을 적용해 이런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이버 능력을 이용해 악의적 활동을 하는 데 관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미국 정부가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같은 제재를 단행한다면 미국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해킹으로 빼돌렸다가 적발된 중국 기업이나 개인은 자산이 동결·압류되고, 미국기업들과의 거래가 금지될 수도 있다.
행정부 관리들을 이를 놓고 현재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제재의 주무부처인 재무부의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실제 적용 가능성을 떠나 이번 제재 움직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관세 부과를 넘어 중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하려고 기울이는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리들이 이런 모든 조치를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사활을 걸고 펼치고 있는 '혁신전쟁'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2천억 달러(약 244조8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6천 개가량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관세가 곧 부과될 것이며 추가로 2천670억 달러(약 300조1천억 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500억 달러(약 56조 2천억 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2천억 달러에 이어 2천670억 달러어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계획까지 강행된다면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전체에 고율관세를 물리는 셈이 된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천50억 달러(약 567조6천억 원)였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대미(對美) 투자를 제한하는 방식도 지난 7월 통과된 법률을 토대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심의해 외국 기업들의 미국기업 인수를 차단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가결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미국 상무부가 이미 인공지능(AI), 로봇과 같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출제한 품목의 명단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지식재산권 절도,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준수하며 외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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