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인사·대표단만 거의 100개…체제 우월성 과시 총력
9일엔 열병식·횃불행진·대규모 집단체조 공연 개막 등 행사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하루 앞둔 8일 많은 외국의 대표단을 맞으면서 본격적인 행사에 들어갔다.
북한은 이번 70주년을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름으로써 광복 이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정당성과 70년 역사를 가진 정권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와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이 7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공동축하문에서 "백전백승의 영도따라 일심단결과 자력자강의 불가항력적 위력으로 전면적 부흥의 새시대를 펼쳐나가는 위대한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반드시 세계가 우러르는 인민의 천하제일강국으로 찬연히 빛을 뿌릴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또 북한은 이번 행사에 지역과 나라를 가리지 않고 초청했으며 명색뿐인 '주체사상연구조직' 같은 친북단체들도 가능한 한 모두 불러들이면서 김정은 정권의 '높은 국제적 위신'을 선전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7일부터 이틀간 소개한 방북 인사나 대표단은 거의 100개에 달한다.
외빈들이 속속 입북하면서 북한 고위인사들이 총동원되고 평양시민들도 환영행사로 분주한 모습이다.
러시아의 권력 서열 3위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고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혜정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과 평양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8일에는 중국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특별대표 자격으로 평양에 도착하면서 외빈 방문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공식 권력 서열 3위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은 7일 평양에 도착한 힐랄 알 힐랄 아랍사회부흥당 지역부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시리아 당·정부대표단을 직접 영접하며 핵 및 군사협력으로 다져진 시리아와 각별한 친선을 드러냈다.
최 부위원장은 이날 시리아 대표단과 회담을 열고 "조선노동당과 아립사회부흥당 사이의 협조에 관한 합의서'에 조인했으며 환영 만찬도 열었다.
그런가 하면 군부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다양한 내부 정치행사로 결속을 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래 처음으로 정권수립 기념일에 군 인사를 단행해 46명의 장성을 승진시켰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당·정·군 간부들이 총출동해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정은 동지께 드리는 공동축하문 채택모임'을 가졌다.
북한은 이번 기념행사를 위해 각지에서 모범 간부와 주민을 '경축대표'로 뽑아 이날 평양에 불러들였고 김평해·박태성·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들을 맞았다.
이들 경축대표는 평양에 머무르면서 다양한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심단결과 체제 옹위를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수립 기념일인 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 고위인사들과 함께 평앙 도심의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 횃불 행진, 군중대회를 참관하는 등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과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5월1일경기장에서는 대규모 집단체조 공연 '빛나는 조국'까지 개막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돋울 것으로 보인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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