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몽니·선진국의 재정지원 미온…파리 기후변화협정 위기

입력 2018-09-09 21:50  

美 몽니·선진국의 재정지원 미온…파리 기후변화협정 위기
이행지침 마련 위한 추가 협상회의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려고 지난 4일부터 태국 수도 방콕에서 열린 추가 협상회의가 9일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단계적 감축 계획을 담은 2016년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미국이 몽니를 부리고 일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지원금 조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오는 12월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인 기후총회(COP24)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된 공식 협상이어서 파리협정 자체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196개국 2천여 명의 협상단은 9일 전문가 패널에 구체적인 논의를 맡기기로 하고 지난 6일간 진행한 파리협정 이행지침 협상을 끝냈다.
패트리샤 에스피노사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방콕에서 대다수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에스피노사 총장은 또 "기후변화 지원금 문제는 매우 어렵고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밝혔다.
파리협정 당사국들은 2020년부터 연간 1천억 달러(약 116조 원)의 지원금을 기후변화 피해 당사자인 빈국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미국이 적극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등이 같은 입장에 서면서 이행지침 마련에 실패했다고 다수의 협상 참석자들이 밝혔다.
지원금 조성 방안을 구체화해달라는 개도국들의 요구와 달리 미국 등은 지원금 조성 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말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구호단체인 액션에이드의 하르지트 싱은 "파리협정이 벼랑 끝에 와 있다"면서 "선진국들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지갑을 열지 않으면 파리협정 자체가 좌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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