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를 두고 논란을 빚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과 관련,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이후 사람을 더 많아 보이게 하려는 목적의 사진편집이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CNN 방송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 내무부 감찰관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미 정보공개법에 따라 입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하루 뒤인 지난해 1월 21일 내무부 산하 국립공원관리청(NPS)의 마이클 레이놀즈 청장 대행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에 100만 명이 넘게 왔다면서 취임식 인파 규모를 언론들이 축소 보도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린 상황이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인파가 훨씬 적다는 보도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레이놀즈 대행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레이놀즈 대행은 직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사진을 원한다고 전했으며, 구체적으로 편집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다.
한 직원은 "레이놀즈 대행의 지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파가 더 많아 보이는 사진을 원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레이놀즈 청장 대행 간 통화 직후 숀 스파이서 당시 백악관 대변인도 NPS 관리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
스파이서 대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직원은 "스파이서가 취임식 인파 규모를 정확하게 담은 사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직원은 스파이서가 인파로 꽉 차 보이는 사진을 원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들 직원에 의해 백악관에 추가 사진 제출을 요구받은 NPS 소속 사진사는 사람들이 채워지지 않은 공간을 잘라내는 방식으로 사진을 편집했다.
이 사진사는 구체적인 편집 지시는 없었지만 "인파가 더 많아 보이도록 사진을 편집했다"면서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진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진을 편집했고, 편집한 사진이 백악관에 의해 공개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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