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난민' 깃발 내세워 유럽 뒤흔드는 극우정당…스웨덴도 '돌풍'(종합)

입력 2018-09-10 17:23   수정 2018-09-10 22:29

'反난민' 깃발 내세워 유럽 뒤흔드는 극우정당…스웨덴도 '돌풍'(종합)
佛·獨·伊·墺·헝가리 이어 스웨덴총선서 스웨덴민주당 대약진
'난민 쓰나미' 후 반감 확산…내년 유럽의회 선거도 영향 미칠 듯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으로 유입되는 끝없는 난민 행렬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극우정당들이 유럽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9일 실시된 북유럽의 중심국 스웨덴 총선 개표 결과,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성향의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사회민주당과 보수당에 이어 확고한 제3당의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 좌파 성향의 현 집권여당과 중도 우파 성향의 야권 4개 정당 연맹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스웨덴민주당은 캐스팅보트를 거머쥐고 정부 구성 협상에서부터 사실상 스웨덴 정국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



'네오(新)나치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한 뒤 2014년 총선에서 12.9%의 지지율을 얻은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17.6%를 득표했다.
의석수도 지난 2014년 총선 때 49석에서 이번 선거에서 62석으로 13석 늘렸다.
스웨덴민주당의 이 같은 약진은 난민 문제의 영향이 컸다.
이번 총선은 유럽에서 난민 쓰나미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5년 이후 처음 실시된 총선으로, 선거 내내 난민 문제가 최대쟁점으로 떠올랐다.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스웨덴은 지난 2012년 이후 4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특히 난민유입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5년엔 16만3천 명의 난민을 받아들여 스웨덴은 유럽연합(EU) 내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한 나라에 올랐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난민들이 정착을 원하는 1순위 국가로 떠올랐지만, 스웨덴 내부에선 난민유입이 늘어나면서 반(反) 난민 기류가 확산했다.
더욱이 난민들의 범죄가 늘어나면서 난민에 대한 반감은 더 퍼져나갔다.
작년 4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남성이 트럭을 몰고 수도 스톡홀름 번화가에서 행인을 향해 돌진, 5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고, 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지난달 중순에는 제2 도시 예테보리 등에서 하룻밤 사이에 방화로 보이는 화재로 80대의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
특히 스웨덴에선 난민유입이 계속되면서 난민에 대한 혜택이 줄어들게 되자 난민 출신자들이 더는 난민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스웨덴민주당을 지지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번 스웨덴총선 결과는 유럽의 반(反)난민 흐름에 편승한 극우정당의 돌풍이 서유럽과 남유럽, 중동부 유럽을 넘어 북유럽까지 퍼졌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작년 3월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이 제2당으로 올라섰고, 5월 프랑스 대선에서는 국민전선(현재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결선투표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또 작년 9월 독일 총선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2.6%의 지지를 얻으며 제3당으로 의회에 처음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고, 작년 10월 실시된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는 극우 자유당이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과 연정을 구성해 주류 정치무대에 진입했다.



올해 4월 헝가리 총선에선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반난민·반EU를 무기로 내세워 4선에 성공했고, 지난 6월 슬로베니아 총선에서도 반 난민 캠페인을 벌여온 우파 정당 슬로베니아 민주당이 제1당에 올랐다.
또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는 극우정당 '동맹'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잡은 데 이어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내무장관직을 맡아 강력한 반(反) 난민 정책을 펴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EU 곳곳에서 극우정당이 기반을 넓혀가면서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정당이 상당한 세를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EU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정당들은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을 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회원국들에 적극적인 난민 수용을 설득하는 EU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스웨덴민주당도 이번 총선에서 스웨덴의 EU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더욱이 그동안 각개 약진에 주력했던 각국의 극우정당들은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대하며 힘을 모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EU 내부에선 EU를 해체하려는 원심력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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