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 분위기·경제발전 의지 중앙TV 영상에 담겨…열병식 재래식무기로 '간소'
김정은, 나란히 선 中 리잔수에 연신 설명…시종 '화기애애'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빛나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개최했던 열병식과 군중시위 녹화 영상을 행사 약 하루가 지난 10일 오전 방영했다.
중앙TV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시위 녹화 실황을 이날 오전 9시 10분께부터 11시 20분까지 2시간 10분여 방영했다.
북한은 9·9절 열병식을 9일 오전 10시께부터 두 시간가량 진행했으나, 예년과 달리 당일에는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다가 10일 오전에야 보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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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는 KN-06이 마지막…대규모 군중시위, 경제발전 의지 집중
재래식 무기들로만 진행된 열병식은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경축 분위기와 함께 북한의 적극적 대외관계와 경제발전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메시지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외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열병종대들의 행진에 이어 신형 152㎜ 자주포와 KN-09 300㎜ 신형 방사포 등이 등장한 뒤 열병식 말미에 대전차로켓 탑재 신형 장갑차(불새-3) 8대, 신형 대함미사일 6대 등이 광장을 지났다. 이어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번개 5호) 6대가 마지막으로 나타난 뒤 군악대 행진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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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광장을 지나는 열병부대에게 경례를 붙이며 격려했다.
열병식의 이런 '간소한 분위기'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중앙TV 영상에도 여과없이 담겼다. 대신 중앙TV는 열병식 직후 이어진 화려한 군중시위 모습을 비중 있게 보여주며 축제 분위기를 부각했다.
특히 경제건설을 강조하는 문구가 잇따라 등장했다. '자력갱생'이라는 문구와 함께 청년 대오가 들어서자 아나운서는 "증산돌격운동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며 비약하는 사회주의 조선의 기상이 청년들의 씩씩한 대오에 넘쳐난다"고 해설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공화국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은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지만 우리 인민은 자력갱생의 창조대전으로 국력 강화와 후손만대의 행복을 위한 귀중한 성과들을 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창조해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언급하며 "조국이 부르는 경제건설의 주요 전구마다에서 혁명 군대의 기질과 본때로 새로운 위훈을 창조해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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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中리잔수 시종 '화기애애'…외빈들 모습 부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각국의 외빈들이 자리한 열병식 주석단 모습도 비교적 상세히 공개됐다.
벤츠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명예위병대를 사열했다. 이어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나란히 주석단으로 나왔다.
중앙TV는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이 통역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서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북중 친선관계를 부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뒤에 선 리영길 총참모장에게 물어본 내용을 통역을 통해 리 상무위원장에게 연신 설명해주는 모습이었다.
AN-2 저속 침투기들이 '70'이라는 숫자를 그리며 광장 상공을 날아 경축 분위기를 돋우자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 등이 하늘을 가리키며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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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단에는 리명수 전 북한군 총참모장, 무함마드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 김영남 상무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리잔수 상무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쿠바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 박봉주 내각총리, 시리아의 힐랄 알 힐랄 아랍사회부흥당 지역부비서, 리수용 당 부위원장,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 등 순서로 북한 간부들과 고위 외빈들이 번갈아가며 앉았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주석단 뒤편을 오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에 참석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이날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김 위원장은 리 상무위원장과 발코니로 나와 함께 관람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중앙TV는 김 위원장과 리 상무위원장이 발코니를 따라 반대편까지 걸어가는 동안 손을 잡고 들어 올리는 모습을 세 차례 반복해 보여줬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한 주요 외빈들과 일일이 인사를 한 가운데 중국 대표단에 포함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한동안 웃으며 대화를 하는 모습도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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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제공]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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