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이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항의 시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대만 중앙통신사 보도를 인용해 지난 5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스리랑카 주민 수만명이 중국의 함반토타항 조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호응해 중국에서 대규모 차관을 얻어 남부 함반토타항 개발에 나섰다가 상업적 이용이 저조해 적자가 쌓이자 지난해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넘겨주는 협정을 체결했다.
스리랑카 주민들은 정부가 민의를 배반한 채 국가자산을 팔아먹었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홍콩 매체들은 스리랑카 경제가 침체를 지속하면서 물가고와 증세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으며 함반토타항 조차 동의 결정이 다시 정국불안의 빌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파로 수도 콜롬보의 거리 곳곳이 차단됐고 학교는 휴교했으며 많은 공장들이 조기에 직원을 퇴근시켰다.
스리랑카 주재 중국대사관은 최근 연이은 집회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자국 교포들에게 안전에 주의할 것을 긴급 당부하기도 했다.
중국 정치학자인 후싱더우(胡星斗)는 '일대일로' 연변 국가들에서 정권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중국 자본의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가 낭비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투자 자본을 현지 정부의 부패한 집단들이 나눠먹기식으로 가져가 일반 서민들의 호감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2013년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연변국가들이 채무위기에 빠지면서 중국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대규모 차관을 지원 받은 국가들이 '부채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중국이 채무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전략목표를 실현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스리랑카 외에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파푸아뉴기니, 팔라우공화국 등에서도 채무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국가들이 대규모 기채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채무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들 지역 저소득국가의 40%는 이미 '부채함정'에 빠지거나 고위험 국가에 편입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폐막한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에 600억달러(약 66조7천500억원) 규모의 원조를 발표했다.
jb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