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자 들러리, 차라리 잘됐다" vs "어떻게든 의견 내야"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시의회가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논의에서 빠질 것으로 알려지자 의원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시의회에는 공론화 논의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광주시 최대 현안을 시민단체와 함께 논의하는 자리에 시민 대표격인 시의회가 제외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지난 의회에서 이미 사업시행을 결정했던 의회가 이를 원점에서 재논의하려는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광주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를 추진 중인 광주시와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은 공론화위원회를 11명으로 구성하기로 했지만 여기에 시의원 참가나 시의회 추천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가 민선 6기에 지하철 건설을 승인했던 만큼 지하철 건설 여부를 다시 논의하는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일부 시의원들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론화위원회의 대표성·책임성·전문성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나선 것도 주요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론화 논의 예산을 시의회 상임위에서 삭감했던 점도 공론화 논의 배제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가 시의회에 공론화위원회 참여를 비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론화 논의에 일단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시의회는 공론화위원회 배제에 대해서도 떨떠름하지만, 차라리 잘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소관 상임위의 한 시의원은 "공론화 논의라고는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을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이 뻔하다"며 "그런 자리에 시의회가 들러리 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시민대표 기구인 시의회를 제치고 현안을 결정하려는 공론화위원회의 대표성에 문제로 삼는 의원도 있었다.
다른 한 시의원은 "공론화 논의를 하는 사람들이 시 현안을 논의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공론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표성도 검증되지 않은 위원회에 시의원들이 가서는 안 되며 (공론화위원회 배제가) 차라리 잘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철도 2호선과 같은 시 최대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시의회가 일부러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다른 시각도 있다.
구의원 출신 한 시의원은 "도시철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떠나 그런 중요한 자리에 시의회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거에 어떻게 했든 지금이라도 공론화위원회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찬 시의회 의장은 "시의회는 시민대표 기구로서 지난 의회에서 이미 사업승인을 냈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자기부정이 될 수 있어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보고 시의회의 의견을 내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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