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한 영국인 부부가 죽은 아들의 정자와 대리모를 이용한 체외수정(시험관 아기 시술)으로 손자를 얻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체외수정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스모트리치 박사가 50대 영국인 부부의 의뢰로 2015년 이런 시술을 했다고 전날 밝혔다.
영국 유명 가문 출신의 부자로 알려진 이 부부의 유일한 자식이 당시 26세에 오토바이 사고로 숨진 직후다.
미혼인 이 남성의 시신에서 정자가 채취돼 냉동상태로 보관돼 있다가 약 1년 뒤 스모트리치 박사의 병원으로 보내졌다. 여기에다가 미국에서 기증받은 난자를 이용한 시술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남자 상속인을 원한다는 영국인 부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체외수정 과정에서 성 감별 기법도 사용됐다.
아기는 현재 3살로 영국에 살고 있다고 스모트리치 박사는 전했다. 당시 시술 비용으로 병원비, 난자 기증자 보상금 등을 포함해 총 6만∼10만 파운드(8천700만∼1억4천600만 원)가 든 것으로 추산됐다.
스모트리치 박사는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데 숨진 사람의 정자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며 "나는 이런 시술을 단 5차례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인 부부가 상속인으로 남자아이를 절실히 원했다"며 영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성 감별이 적법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영국 셰필드대학의 앨런 페이시 남성병학 교수는 "영국인 부부의 아들이 (생전에) 사후 정자 채취와 보관, 이용에 대한 서면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해당 시술이) 범죄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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