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다음날인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 열린 기념행사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경축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노동신문은 평소의 6면에서 14면으로 발행 면수를 배 이상 늘렸다.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과 군중시위 소식으로만 1∼6면을 채웠다. 열병식·군중시위 관련 사진만 70여장에 달했다.
1면 톱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 성대히 거행'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주석단에서 손을 흔드는 사진을 배치했다.
이어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외빈들과 김 위원장이 주석단에서 함께 열병식을 관람하고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발코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의 사진을 2∼4면에 집중적으로 실었다.
열병부대의 행진과 재래식 무기 행렬을 담은 사진은 5∼6면에 실렸다. 대전차로켓 탑재 신형 장갑차(불새-3), 신형 대함미사일,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 등 다양한 무기 사진을 실었지만, 김정은·리잔수 사진보다 상대적으로 뒤에 배치된 점이 눈길을 끈다.
신문은 이날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권수립 70주년 중앙보고대회가 열린 소식을 7∼8면에서 소개했다. 이날 저녁에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개막공연을 펼치기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연 것으로 보인다.
중앙보고대회는 북한이 통상 주요 기념일 전날에 여는 행사다. 당일에, 그것도 대형 경기장에서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다.
15만석 규모의 5월1일 경기장을 군중이 가득 메운 가운데 대형 카드섹션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라는 문구를 만들어 분위기를 띄웠다.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련 사진은 공연장이 화려한 조명을 내뿜고, 드론(무인기)으로 만든 '빛나는 조국'이라는 문구가 공연장 상공에 떠 있는 사진 등으로 첨단 기술력을 부각했다.
이 밖에 김정은 위원장의 리잔수 상무위원장 면담, 열병식 참가자들에 대한 연도 환영, 방북 외빈들의 활동 등 9·9절 소식으로 14면이 빼곡히 채워졌다.
조선중앙TV는 전날에는 열병식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2시간여 분량의 녹화실황을 오전 9시 10분과 오후 2시 26분 등 두 차례 방송하며 주민들에게 현장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처럼 대대적인 보도는 이번 9·9절을 성대히 경축하기 위해 북한이 국가적 공력을 '총력 투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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