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에서 하원 의석수를 현행 650석에서 50석 줄이고, 인구수를 고려해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내용의 권고안이 제출돼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선거구 개편 최종권고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권고안은 하원과 상원 등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영국 의회는 지난 2011년 하원의원 수를 줄이고, 인구수 변화를 고려해 5년 마다 선거구를 조정하는 내용을 승인했다.
당시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권에 의해 추진됐지만 2013년 자유민주당이 이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면서 시행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2015년 총선은 물론 지난해 조기총선 역시 기존 선거구에 따라 실시됐다.
이번 최종 권고안에 따르면 전체 하원 의석수는 650석에서 600석으로 줄어든다.
지역별로 보면 잉글랜드는 533석에서 501석으로, 스코틀랜드는 59석에서 53석으로, 웨일스는 40석에서 29석으로, 북아일랜드는 18석에서 17석으로 감소하게 된다.
권고안은 또 선거구별 인구수를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 때 정한 최소 유권자수인 7만1천31명에서 최대 7만8천507명 사이로 더 균등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았다.
BBC는 노동당이 강세를 보이는 웨일스 의석수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권고안에 따라 지난해 조기총선을 치렀다면 보수당이 과반을 차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조기총선에서 보수당은 과반의석(326석)에 못 미쳤고, 이로 인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이른바 '헝 의회'(Hung Paliament)가 출현했다.
이에 보수당은 군소정당인 민주연합당(DUP)과 연정을 구성했다.
권고안이 제출되자 당장 노동당은 보수당에게만 유리한 안으로 정부의 게리멘더링(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 보수당 내 중진 의원들도 선거구가 개편되면 유권자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의원직 유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BBC는 의회에서 이번 권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다음 선거는 2000년 선거인 명부를 기준으로 한 인구통계를 기반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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