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위층 주민의 아파트를 자기 집으로 착각하고 들어간 뒤 거주자를 침입자로 오인해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미국 경찰관이 대배심으로 넘겨져 조사를 받게 됐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로 구금된 여성 경찰관 앰버 가이저(30) 사건은 텍사스 주 경찰(레인저스)의 손을 떠나 대배심에서 다시 조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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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지방검찰청 페이스 존슨 검사는 "대배심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그 결과에 걸맞은 혐의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대배심에서는 최고 징역 20년까지 처할 수 있는 과실치사보다 더 무거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건은 지난 6일 밤 근무를 마치고 제복 차림으로 퇴근한 가이저가 자신의 아파트를 잘못 찾아가면서 발생했다.
댈러스 시내 고급 아파트 단지인 사우스 사이드 플랫 3층에 사는 가이저는 평소와 달리 차를 4층 주차구역에 세우고 아파트로 들어갔다.
바로 위층에 26세 남성인 보탐 쉠 진이 사는 아파트를 자신의 집으로 착각한 가이저는 열려있는 문에 열쇠를 꽂고 들어가서는 집 안에 있는 진을 보자 침입자로 오인하고 소지하고 있던 총을 꺼내 발포했다.
진은 가슴에 총탄을 맞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숨진 남성은 카리브 해 섬나라 세인트루시아 출신 흑인으로 아칸소에서 대학을 나온 뒤 컨설팅회사 PWC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PWC 동료들은 진이 성실하게 근무해온 직원이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가이저는 경찰에서 누군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강도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총을 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가이저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음주 및 약물 복용 여부를 조사했으나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의 변호사 벤저민 크럼프는 "미국에서 흑인 주민은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경찰관에 의해 희생되곤 한다"면서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 중에도 "마주친 주민이 백인이었다면 백인 여성 경찰관이 과연 무턱대고 총을 쐈을까"라며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말이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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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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