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5끼"…체중늘려 현역 기피 A대학 성악전공자 12명 적발(종합)

입력 2018-09-11 16:31   수정 2018-09-11 17:03

"하루에 5끼"…체중늘려 현역 기피 A대학 성악전공자 12명 적발(종합)
병무청, 체중 늘리기 대화 담긴 단체 카톡방 공개…검찰에 송치 예정
병역법 위반 유죄 판결 땐 형사처벌후 병역의무 다시 이행해야 할수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병무청은 11일 고의로 체중을 늘려 현역병 판정을 피한 서울 소재 A 대학의 성악전공자 12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12명은 현역복무를 피할 목적으로 단기간에 고의로 체중을 늘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2명은 복무를 마쳤으며 4명은 복무 중이고 나머지 6명은 소집대기 중이다.
체중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단백질 보충제 복용과 알로에음료 과다섭취 등이 활용됐다. 평소 단백질 보충제 등으로 체중을 꾸준히 늘린 뒤 신체검사 직전에 알로에음료를 다량 섭취해 몸무게를 순간적으로 1~2㎏ 정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병무청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수사하다가 체중을 늘려 집단으로 현역병 판정을 피한 사례를 적발했다"며 "6개월 만에 30㎏이나 체중을 늘린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역으로 복무하면 성악 경력이 중단될 것을 우려한 성악전공자들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 퇴근 후 자유롭게 성악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려 현역병 복무를 기피한 것"이라며 "이들은 같은 대학 성악과 동기 및 선후배로서 학년별 동기 단체 카톡방 등을 통해 체중을 늘려 병역을 감면받는 방법 등을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에는 지난해 도입된 병무청 자체 디지털 포렌식 장비가 활용됐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자료를 수집, 분석 및 복원해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수사 기법이다.
병무청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복원한 카톡방 대화 내용을 보면 "지금 101㎏야", "난 한 달에 15㎏ 쪘는데", "하루에 5끼 먹으면 돼", "알로에 주문 많이 해야겠다" 등 집단으로 몸무게 늘리기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
이번에 적발된 성악전공자 B(24) 씨는 2013년 최초 병무청 신체검사에선 키 175㎝, 몸무게 77kg로 현역판정(3급) 대상이었지만, 2016년 재검사 때는 몸무게가 106.5kg로 늘어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한 12명 중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친 사람이라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성악과 출신으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200여명에 대해서도 다시 검증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은 체중을 늘려 집단으로 현역병 판정을 기피한 성악전공자의 소속 대학은 공개하지 않았다.

병무청, 체중 늘려 현역 입대 피한 성악과 대학생 12명 적발 / 연합뉴스 (Yonhapnews)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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