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北核제거 위한 대북 선제타격 검토"…우드워드 신간

입력 2018-09-11 15:01   수정 2018-09-11 15:10

"오바마도 北核제거 위한 대북 선제타격 검토"…우드워드 신간
신간서 주장…"핵무기 이용한 北 남한 공격 가능성에 백지화"
"北5차 핵실험 뒤 대북 군사공격 방안,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검토 지시"
"美정보당국 '北핵무기 85% 제거 가능'…펜타곤 '지상군 침투'도 제안"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했던 지난 2016년 9월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선제타격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초기 북미 관계가 급랭한 분위기 속에서 대북 군사옵션이 공론화됐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그 이전 부터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선제타격 방안이 깊숙이 검토됐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은 내용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한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화제의 신간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실렸다.
488쪽 분량의 이 책은 우드워드가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해 쓴 것으로, 백악관 내 혼란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출간 전부터 파장을 일으켰다.
책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2016년 9월9일,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전해 듣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핵 실험 나흘 전,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사정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시험 발사한 터였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 정확한(외과수술 방식의) 군사 공격으로 제거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임기 말을 맞아 후임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줄 준비를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북한 문제는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저지시킬 수 있는 극비 작전인 '특별 접근 프로그램'(Special Access programs(SAP)'들을 승인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첫째, 북한 미사일 부대 및 통제 시스템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작전과 둘째, 북한 미사일을 직접 손에 넣는 작전, 셋째로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7초내에 탐지하는 작전 등이 포함돼 있다.
첫번째 작전은 오바마 취임 첫해부터 시작됐으나 성공률이 혼재돼 있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우드워드는 "정부 관리들은 이 작전들이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책에서 자세히 묘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병행한 예방적 대북 군사 공격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오바마 이전 정부, 즉 빌 클린턴과 조지 W.부시 정부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결국 풀지 못한 채 북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었고, 이는 오바마 대통령을 계속 괴롭히는 문제가 됐다고 우드워드는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강력히 경고하자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우드워드는 밝혔다.
한달간의 조사 끝에 국방부와 미국 정보기관은 "미국이 식별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의 85% 가량을 타격해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반격과정에서 남한에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특히 당시 국방부는 지상군 침투를 통해 북한 핵프그램의 모든 요소를 파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이에 좌절하고 화가 난 오바마는 선제타격 안을 백지화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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