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동안 손흥민이 리더로 대표팀 이끌어야"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은 칠레와의 평가전을 0-0으로 마친 뒤 "한 단계 높은 팀과 경기하면서 선수들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성용은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 이후 공동취재구역에 기자들과 만나 "칠레는 우리보다 한 수 위였기 때문에 우리가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또 찬스도 있었다"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던 경기였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성용은 중원에서 칠레의 압박을 견디며 경기를 조율했다. 한 차례 위력적인 슈팅도 날리며 이날 경기의 공식 '맨 오브 더 매치'(MOM)로도 선정됐다.
기성용은 "칠레가 선수들 개인 기량은 물론 기술과 압박이 좋은 팀이어서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반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상대할 우루과이를 비롯한 좋은 팀과의 A매치가 대표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2연전을 1승 1무로 마쳤다.
기성용은 "감독님이 오신지 얼마 안 됐다. 축구라는 것이 한 번에 마법처럼 바뀌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소집은 감독님 나름대로 분위기 파악이 필요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컵까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기성용은 이번 소집에 응하면서 내년 초 아시안컵까지 계속 태극마크를 달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아시안컵은 우리가 우승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대회여서 월드컵과는 또 다르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우승을 못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동기 부여가 된다. 나도 팀원으로서 우리가 우승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벤투호에서의 이번 2연전은 기성용에게 4년 만에 주장 완장을 내려놓고 치른 경기이기도 했다.
손흥민에게 주장 자리를 물려준 기성용은 "(손)흥민이가 아시안게임에 다녀와서 피곤할 텐데 군말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혼자 짐을 지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다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게 봤을 때 앞으로 4년 동안은 (손)흥민이가 리더로서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표팀은 만원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홈 A매치를 치렀다.
기성용은 "지난 10년 동안 분위기 좋았다가도 고비가 오고 그랬다"며 "좋은 분위기를 좋은 경기력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선수들이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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