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남북한이 유엔의 공식문서로 회람해달라며 공동 제출한 판문점 선언의 영문 번역본이 청와대의 기존 번역본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청와대 번역본은 사실상의 초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국은 이번에 유엔에 제출된 번역본이 판문점 선언 원문에 충실한 공식 번역본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2일 "남북한이 유엔에 공동으로 제출한 판문점 선언은 '연내 종전선언' 합의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며 이는 청와대가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공개한 영문 번역본과 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에 제출된 판문점 선언 영문 번역본에는 '남북은 정전협정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미가 관여하는 3자 혹은 미·중을 포함한 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The two sides agreed to declare the end of war this year that marks the 65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Agreement and actively promote the holding of t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sides and the United States, or quad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sides,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ith a view to replacing the Armistice Agreement with a peace agreement and establishing a permanent and solid peace regime.)고 돼 있다.
VOA는 해당 문구가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다고 못 박았는데, 이는 청와대가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직후 공개한 번역본과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당시 공개한 번역본에는 해당 문장이 '정전 65주년이 되는 올해 남북은 종전선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혹은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During this year that marks the 65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South and North Korea agreed to actively pursue t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Koreas and the United States, or quad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Koreas,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ith a view to declaring an end to the War, turning the armistice into a peace treaty, and establishing a permanent and solid peace regime.)고 표현돼 있다.
문장 자체만 보면 내용이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청와대는 이 번역본을 게재하면서 해당 문건이 '비공식 번역'(unofficial translation)임을 명시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란은 VOA가 청와대의 번역본 초안에 해당하는 비공식 문건과 단순 비교하면서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가 이후 공식 문건 형태로 올린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Results of the 2018 Inter-Korean Summit)에는 주요 합의사항으로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한다'(declare an end to the Korean War within this year)는 문구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는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한 판문점 선언 국문본 3조 3항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외교부 당국자도 "남북은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유엔에 제출된 판문점 선언 영문본은 남북이 합의한 국문본에 충실한 번역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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