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그늘 '노동착취'…샌더스 '反아마존 법안' 발의

입력 2018-09-12 11:14  

아마존의 그늘 '노동착취'…샌더스 '反아마존 법안' 발의
"저임금 근로자에 지급하는 정부 혜택 고용주로부터 전액 환수"
블룸버그 "법 통과되면 취약 근로자들 더 쉽게 해고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아마존은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면서,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다. 알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비서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고, '아마존 고'로 무인 식료품점 시대를 열었다.
아마존이 어떤 업종에 진출한다는 소문만 나도 관련 주가는 급락한다.
아마존은 지난주 애플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짜리 기업이 됐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세계 최고의 부자다.



그러나 좌파 진영 내에서는 아마존을 '미국 불평등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아마존 근로자의 중간 연봉은 3만4천123달러로 미국 중간 개인 소득 3만1천 달러보다 조금 높다. 개인 소득에는 정부가 주는 각종 혜택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아마존 종사자들의 급여 중간값은 매우 나쁘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창고 근로자나 배송 운전기사 등 50만 아마존 직원의 상당수가 시간당 13달러의 초봉, 열악한 작업환경 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부의 푸드 스탬프와 같은 보조금에 의존한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31명의 전·현직 아마존 배달 종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상당수 운전기사가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초과수당을 못 받았다고 답했고, 배달 시간을 지키기 위해 신호를 어기고 과속운전을 하거나 운전 중 병에 배뇨한다고 답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사회민주주의 진영의 리더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마존의 이런 '노동착취'를 겨냥한 법안을 발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악덕 기업주 보조금 제로 법안'이 그것이다.
500명 이상을 고용한 회사를 대상으로 한 이 법안은 시간당 15달러 미만의 근로자들이 정부로 받는 푸드 스탬프, 주택 바우처(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거주 자금 지원제도), 학교 점심, 의료 지원 등의 혜택에 대해 100% 고용주로부터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법안은 아마존을 정조준한 것"이라며 "그래서 '베이조스 중단법'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되기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법안은 15달러 미만을 받는 종업원들의 정부 혜택을 시간당 5달러로 계산해 세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이런 세금 폭탄을 피하고자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 샌더스가 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경우 부양자녀가 있는 싱글맘이나 파트 타임 근로자 등 소액을 받으면서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취약한 미국 노동자들은 더 쉽게 해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법안은 실제 시행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아마존 공격을 위한 상징적 성격이 더 짙다"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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