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9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해 3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마리아'를 놓고 당시 연방정부가 잘 대처했다고 또다시 자랑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남동부 해안으로 접근하는 허리케인 '플로렌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 태세를 설명하면서 이 같은 자화자찬을 했다고 AP 통신, 일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을 덮친 폭풍들에 대한 연방정부의 대처와 관련, "텍사스와 플로리다에서는 A 플러스를 받았다"며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더 잘했는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껏 가장 잘한 일(허리케인 대처) 가운데 하나라고 실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를 종전 1천427명에서 2천975명으로 수정해 발표했다. 피해액은 1천억 달러(112조8천600억 원)로 추산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로세요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푸에르토리코와 연방정부의 관계는 성공적이라고 부를 수조차 없다"고 반발했다. 연방정부가 '마리아' 대비와 피해 복구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세요 주지사는 허리케인 피해 잔해물 제거와 긴급 주택복구를 완전히 끝내는 것을 도와달라는 청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을 아직 기다리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알 것"이라며 "이번이 훨씬 더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구조 작업은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하비'나 '어마' 때처럼 능숙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후에 "푸에르토리코 재난복구 지원을 영원히 계속할 수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윗에서 한 방송진행자를 인용해 "푸에르토리코는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았고, 현재의 재정 위기는 대부분 자신들이 만든 거라고 한다. 전기와 모든 인프라는 허리케인 이전부터 재앙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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