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보수당 전당대회 앞서 불신임안 상정될수도
하원의원 48명 이상 불신임 서한 제출하면 당대표 경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전략인 '체커스 계획'에 반발한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들이 메이 총리의 불신임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보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신임안이 상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유럽 연구단체'(ERG) 소속 하원의원 50명은 전날 저녁 스티브 베이커 전 브렉시트부 정무차관 주재로 회동을 가졌다.
여름 휴회기를 마치고 처음 마련된 ERG의 이번 회동에서 의원들은 메이 총리 불신임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RG는 메이 총리가 추진 중인 소프트 브렉시트가 아닌 유럽연합(EU)과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메이 총리가 '체커스 계획'을 밀어붙일 경우 불신임안 상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총리가 체커스 계획을 중단하지 않으면 당이 총리를 그만두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316석)의 15%, 즉 48명 이상이 당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서한을 접수하면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
경선에서 승리하는 당대표는 총리직을 자동으로 승계한다.
텔레그래프는 현재 35명이 브래디 의장에게 서한을 접수해 13명이 추가로 접수하면 경선이 열리게 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의원은 "20여 명이 동시에 서한을 접수해 (불신임안 상정) 시한을 우리가 조절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브래디 의장이 이달 말 예정된 전당대회 이전에 48통의 서한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초 메이 총리가 '체커스 계획'을 내놓자 이에 반발한 유럽회의론자들이 메이 총리 축출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이 자칫 조기총선으로 이어질 경우 노동당에 정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았다.
당시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신임 투표가 열리게 되더라도 총리직 유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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