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천안 망향의동산에 안치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돼 희생된 한인 유골 16위가 고국으로 돌아와 안치된다.
행정안전부는 유골 16위를 봉환해 14일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망향의동산' 납골당에 안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 한인묘지 발굴과 봉환에 합의한 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한인 유골 55위를 봉환했다. 올해는 사할린 한인 희생자 유골 16위와 그 배우자 유골 3위도 발굴·수습해 봉환한다.
국내 봉환에 앞서 사할린에서 묘지를 개장해 유해를 수습·화장했으며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사할린한인회가 참석한 추도·환송식이 거행됐다.
14일 안치에 앞서 열리는 추도식에는 강제동원피해자 유족과 유족단체, 정부 각 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주한러시아대사관 및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 지방자치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한인이 강제로 사할린에 끌려가 탄광, 토목공사장,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이들은 광복 후에도 일본 정부의 방치와 미수교국이었던 옛 소련과의 관계 때문에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귀환하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종전 당시 한인 약 4만3천 명이 사할린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뤄진 실태조사에서는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 묘지 수가 1천395기 조사됐다.
이번에 부친 박정만(1909∼1952) 씨의 유골을 봉환하는 박재일(77) 씨는 "아버지가 사할린에 강제 동원돼 고생하시다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면서 "어머니가 평생 홀로 아버지를 마음에 품고 그리움 속에 살았는데 어머니 생전에 유골이라도 모셔와 평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허만영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강제동원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유가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해외 희생자 유골 봉환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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