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뉴햄프셔 하원후보 경선서 패배…딸, 벌링턴 시장후보직 탈락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77·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의 아들과 딸이 '정치 입문'에 고전하고 있다. 이른바 '샌더스 키즈'들이 민주당의 중간선거 후보경선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의 첫째 아들인 레비 샌더스(49)는 전날 치러진 '뉴햄프셔주 연방하원의원 1선거구'의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패배했다. 경선에선 모두 11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게이 정치인' 크리스 파퍼스가 본선행 티켓을 잡았다.
레비 샌더스는 10여 년 전 뉴햄프셔 클레어몬트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치 신인'이다.
이번 경선 캠페인에서 아버지가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내걸었던 진보적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현실정치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과격한 유세 활동으로 '괴짜 이미지'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스윙보트 지역으로 꼽히는 뉴햄프셔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격전지로 꼽힌다.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에디 에드워드 전 경찰서장이 후보로 낙점됐다. '흑인'인 에드워드 후보가 민주당의 '게이' 후보와 맞붙는 흥미로운 구도가 연출된 셈이다.
샌더스의 의붓딸인 카리나 드리스콜도 버몬트 주의 벌링턴시 시장직에 도전했지만, 경선에서 떨어졌다. 벌링턴시는 샌더스가 처음 선출직에 당선된 곳이지만, 그다지 후광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샌더스 키즈'들이 승승장구하는 흐름과도 대비된다.
대표적인 샌더스 키즈는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0선 현역인 조 크롤리를 꺾고 당선된 라틴계 시민활동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28)다. 샌더스 대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정치 신인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의회 경선에서는 미국 사회주의자연합(DSA) 소속 후보들이 줄줄이 승리한 바 있다.
이들은 대체로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들로, 2016년 대선 당시 '샌더스 돌풍'을 지켜보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무상 등록금, 최저임금 인상 등 민주당도 거리를 두고 있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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