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일자리 1천만개 창출 지원…대륙 간 FTA도 포함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유럽연합(EU)이 향후 5년간 1천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등 아프리카에 대한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통해 물밀 듯이 밀려오는 난민 문제와 함께 소위 '텃밭'을 날로 잠식해 들어오는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12일 유럽의회에서 한 국정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와의 경제 관계 강화를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간 지속적인 투자와 일자리를 위한 새로운 동맹을 제안한다"며 향후 5년간 아프리카에서 1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또 "2020년까지 (유럽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 학생과 연구자 3만5천 명을 지원하고, 2027년까지 이를 10만5천 명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번 비전에는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간 자유무역협정(FTA) 내용도 포함됐다.
융커 위원장의 이같은 경제 관계 강화안은 아프리카에서 날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은 과거의 충돌과 자선 방식이 아닌 교역과 제휴에 초점을 두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 BBC의 진단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달 초 아프리카 정상 대부분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선물 보따리'를 푸는 등 그동안 서방의 텃밭으로 알려진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융커 스스로 "우리는 더는 이 관계를 개발원조라는 하나의 프리즘(prism)을 통해 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EU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수입하는 규모는 비회원국인 스위스 한 개 나라에서 수입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프리카의 향후 성장과 일자리 창출 전망은 밝다는 게 융커 위원장의 설명이다.
융커 위원장은 '아프리카판 EU'도 가능하다며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의 쌍둥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결국 대륙 간 거대 FTA로 이어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으로서는 아프리카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시기적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 수년간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이 활발해지는 만큼 한쪽에서는 신식민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곳곳에서 역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저리의 차관, 거대하지만 때로는 조잡한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고위층 부패에 대한 의도적인 방임 등을 대가로 아프리카의 원자재를 빼내 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아프리카 교역액 중 EU는 지정학적인 이점으로 인해 36%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은 1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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