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 겨냥 "동북아, 다자주의 수호해야" 강조
中매체 "시진핑, 동방경제포럼서 대국 지도자 위용 보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등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동북아 국가들이 역사적인 기회를 잡아 협력을 강화하자며 동북아의 단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동북아가 다자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을 겨냥해 동북아에서 중국의 입김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다.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4차 동방경제포럼 총회에서 '극동 발전의 새로운 기회를 공유해 동북아의 희망찬 새 미래를 개척하자'라는 축사를 통해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시 주석은 축사에서 "우리는 상호 신뢰를 증진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면서 "현재 글로벌 정세가 심각하며 강권 정치와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동북아 지역 6개국이 단결하고 안정을 찾는 것은 각국 이익에 대한 국제 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면서 "이는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국제질서를 더욱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 지역 일원으로서 중국은 평화 발전에 근거해 우호적인 주변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고 상호 존중 정신과 건설적인 자세로 지역 협력에 참여해왔다"면서 "중국은 동북아의 영구적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노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우리는 협력을 심화해 호혜 공영해야 하며 발전 전략을 연계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그 틀이 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함께 동북아 지역의 조화로운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역내 국가와 함께 역사적 기회를 잡고 시대 흐름에 따라 러시아 극동 및 동북아 지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이익의 파이를 키워 희망찬 내일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할트마긴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 만나 동북아 지역의 단합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화를 나누며 동북아 끌어안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의 점혈식 외교'라는 논평에서 시 주석이 방러 기간 30여시간 동안 10개 행사를 소화하며 중러 관계를 밀접히 하면서 중국이 동북아 지역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지역 협력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이 다른 참석국 정상들과 우호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 신뢰와 협력을 증진했다"면서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주변국 외교에 정성을 들인 것으로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실천의 일환이며 대국 지도자의 폭넓은 시야와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냉전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한반도 문제 등으로 동북아는 경제적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일본,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을 적대하며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국으로 여겨 동북아 협력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나 시대 흐름에 따라 동북아 국가들이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시 주석의 이번 동방경제포럼 연설은 극동과 동북아 지역의 협력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