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맛(93)에 이어 말레이시아의 차기 총리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현 여권의 실질적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71)이 원내복귀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13일 일간 더 스타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인민정의당(PKR)은 전날 안와르가 느그리슴빌란 주(州) 포트 딕슨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PKR 소속 초선의원인 다니알 발라고팔 압둘라 하원의원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지역구를 양보하기로 한 결과다.
다니알 의원은 "11일 밤 포트 딕슨 지역구에 출마해 달라는 내 제안을 당 지도부와 논의한 끝에 안와르 이브라힘이 받아들였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즉각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궐선거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포트 딕슨은 PKR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만큼 안와르는 별다른 이변 없이 원내복귀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슬림 청년 지도자 출신으로 1982년 마하티르 당시 총리에게 이끌려 당시 집권 연정 국민전선(BN)에 합류한 안와르는 마하티르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했으나,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실각하고 동성애자로 몰려 고초를 겪었다.
이후 그는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BN의 아성을 위협하다가 재차 동성애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고 최근까지 수감생활을 해 왔다. 현지에선 당시 정부·여당이 사건을 조작해 누명을 씌웠던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동성애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마하티르와 작년 7월 극적으로 화해하고 올해 5월 총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마하티르 총리는 2년 이내에 하야해 안와르에게 총리직을 넘길 예정이다.
PKR 사이푸딘 나수티온 사무총장은 안와르가 원내에 복귀하더라도 마하티르 행정부에 합류하지 않고 의회 개혁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