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프랑스-일본 수교 160주년 기념해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 베르사유궁 초청해 환영만찬…극진히 환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가 내년 즉위를 앞둔 일본의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를 베르사유 궁전으로 초청해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을 베푸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저녁(현지시간)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를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 초청해 일본 전통공연 노가쿠(能樂)를 관람하고 국빈 만찬을 함께했다.
나루히토는 프랑스-일본의 수교 160주년을 맞아 올해 프랑스 전역에서 열리는 '자포니즘 2018' 행사에 참석하고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지난 7일부터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이다.
마크롱은 만찬 환영사를 통해 "일본 국민의 번영과 행복을 기원하며 양국의 긴밀히 엮여있는 관계가 더 활짝 펼쳐지기를 바란다"면서 나루히토 왕세자를 베르사유 궁에 초청한 것은 "프랑스의 일본을 향한 존경과 우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루히토도 프랑스어로 "양국의 우호 관계를 더욱 강력하게 발전시켜나가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만찬에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참석했지만, 일본의 마사코 왕세자빈은 참석하지 않았다.
마사코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일본 외교관 출신으로, 나루히토와 결혼하고서 왕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의 이번 프랑스 국빈 방문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마크롱이 자국을 방문한 외국의 정상급 인사를 베르사유 궁전에 초청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절대왕정 시기 프랑스의 강력한 왕권을 과시하는 듯한 화려한 베르사유 궁은 장소 그 자체가 프랑스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큰 곳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이곳에서 베푸는 만찬은 각별히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는 상대방에게만 선사하는 최상의 환대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번 환영 만찬은 프랑스와 일본의 수교 160주년을 기념하면서 내년 5월 왕에 즉위하는 나루히토에 대한 프랑스의 대대적인 환대의 제스처로 풀이된다.
나루히토는 아버지인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지난 2016년 8월에 왕위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부친의 퇴위 다음 날인 내년 5월 1일 즉위할 예정이다.
일본에 대한 프랑스의 환대는 각별하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에 프랑스가 가장 중시하는 국가였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프랑스에 대한 투자액이 가장 많고, 중국 다음으로 프랑스와 교역량이 많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프랑스와 일본이 외교관계를 맺은 지 160년이 된 해로, 프랑스 곳곳에서 내년 봄까지 일본과 관련된 공연과 세미나, 전시회 등 문화·학술 이벤트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나루히토는 일주일간의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14일에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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