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주 수장, 소유스 드릴구멍 감정싸움 자제 합의

입력 2018-09-14 09:52  

미·러 우주 수장, 소유스 드릴구멍 감정싸움 자제 합의
"최종결론 때까지 섣부른 예단·설명 않기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소유스 캡슐에 드릴 구멍을 낸 범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 간에 감정싸움이 번지자 양국의 우주 수장이 직접 갈등 봉합에 나섰다.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소유스 캡슐에 드릴 구멍이 생긴 경위를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섣부른 예단이나 설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합의는 드미트리 로고진 우주공사 사장과 짐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 간의 전화통화에서 이뤄졌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이 지난 4월 상원 인준을 받은 이후 로고진 사장과 직접 전화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측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더는 악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ISS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지난달 28일 처음 발견된 이 구멍은 애초 작은 유성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그냥 넘어가는 듯했으나 나중에 드릴 구멍으로 밝혀지면서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로스코스모스 주도로 범인 색출작업이 진행됐다.

로고진 우주공사 사장은 로스코스모스 주도로 범인 색출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 구멍이 캡슐 제작 과정에서 생겼을 수 있지만, ISS 우주인이 고의로 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런 상황에서 일간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매체들이 익명의 우주 분야 소식통을 인용해 ISS에 체류 중인 미국 우주인들이 '소유스 MS-09' 캡슐에 고의로 구멍을 냈을 수 있다고 보도한 것이 감정 싸움의 발화점이 됐다.
로스코스모스 특별위원회가 병이 난 동료를 지구로 조기 귀환시키기 위한 명분을 만들려고 미국 우주인이 소유스에 구멍을 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는 것이다.
ISS 제56원정대장으로 선장을 맡은 NASA 우주인 앤드루 페우스텔은 ABC뉴스와의 우주 인터뷰에서 "누군가 승무원이 관련돼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극도로 부끄럽고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ISS) 승무원은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우주프로그램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것이니만큼" 정확히 조사해 줄 것을 지상관제소 측에 촉구했다.

로고진 사장과 브라이든스틴 국장도 이런 점을 고려해 성명에서 "모든 우주인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ISS와 이에 도킹한 모든 우주선의 안전한 운영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 분야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해왔지만 냉전시대에도 협력관계는 유지했다.
지난 1975년 미국의 아폴로와 옛소련의 소유스가 우주에서 도킹하고, 1993년에는 미국이 러시아를 우주정거장 계획에 참여하도록 초청하기도 했다.
NASA는 우주왕복선이 지난 2011년 퇴역한 이후에는 ISS에 우주인을 보내거나 지구로 데려올 때 소유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측에 한 명당 8천만 달러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수지맞는 사업이었으나 미국이 내년부터 스페이스X나 보잉의 우주선을 이용하면 이런 협력 관계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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