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숙대교수 기념특강서 "교수에게도 좋은 일…징벌·감찰로 한정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이화여대가 성(性) 관련 사안뿐만 아니라 폭넓은 인권 사항을 다룰 학내 인권센터를 열었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린 인권센터 개소식에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대학 인권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며 대학 인권센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홍 교수는 "권력관계가 있는 곳에 늘 인권 문제가 있다"며 "대학은 교수와 학생, 직원과 학생, 교수와 직원 등 권력관계가 존재하고, 특히 교수와 학생 사이의 인권침해 문제는 권력관계에서 나오는 매우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이야말로 인권기구가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곳이며, 정규 독립기구로서의 인권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현실적으로 교수-학생 구도에서 생기는 일이 주된 문제일 수밖에 없으나 인권센터가 교수를 감찰·징벌한다는 의미로 한정돼서는 곤란하다"며 "구성원 모두의 인권의식을 증진해 인권침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보면 인권센터는 교수들에게도 불리할 것이 없는 제도"라며 "징계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기 문제 해결을 추구하며, 조정 등으로 모든 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학 인권센터의 3대 기능은 정책 개발·자문·권고, 인권침해사건 구제, 교육·홍보"라며 "이런 3대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문했다.
또 "인권기구는 규정·운영·재정·인적 구성상의 독립성, 명확한 관할과 적절한 권한, 피해자들의 접근성, 내·외부 기관과 협력 등이 이뤄져야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인권센터에 이런 요소를 갖춰줄 것을 이대 측에 당부했다.
이대 인권센터는 기존 학생처 산하 양성평등센터를 확대 개편해 지난 7월 1일 자로 신설됐다.
이대는 "양성평등센터가 성 평등, 성폭력 예방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인권센터는 더욱 폭넓은 학내 인권 사항을 관장한다"며 "인권 보호를 위한 교육과 연구, 인권침해 조사와 상담, 시정 조치 등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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