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바람' 호평에도 자금력 열세·행정경험 전무 비판 극복못해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출연배우 신시아 닉슨(51)이 뉴욕 주지사의 꿈을 접었다.
닉슨은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지사 후보를 뽑는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인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에 패배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지율은 쿠오모 66%, 닉슨 34%로 조사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로써 쿠오모 주지사는 민주당의 뉴욕 주지사 후보로 낙점되며 11월 중간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길이 열렸다.
그는 마크 몰리나로 공화당 후보, 스테파니 마이너 무소속 후보와 대결한다.
민주당의 '잠룡'으로까지 거론되는 거물 정치인과 사회활동가로 변신해 정치에 첫발을 내디딘 스타 여배우의 대결은 일찍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닉슨은 기성 정치권에 대항해 민주당의 가치를 실현할 '새바람'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쿠오모 주지사의 높은 지지율과 막강한 자금력을 극복하지 못했다.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 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민주당 당 조직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모아 닉슨을 3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따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쿠오모 주지사가 지난 7년 반의 재임 기간 업적으로 내세우는 총기규제, 최저임금, 동성결혼 분야에서의 성과도 당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때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대항마'로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하기도 했다.
한 뉴욕 시민은 "백악관에 이미 경험이 전무한 분이 있는데, 왜 뉴욕 주에 또 한 명을 데려와야 하느냐"고 쿠오모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닉슨에 대한 비판으로 들리지만, '워싱턴DC를 생각하며 뉴욕 주지사를 뽑는다'는 뉴욕의 투표 관행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닉슨은 이날 경선 후 쿠오모 주지사에게 축하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지지자 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는 "푸른 바람은 공화당원들과 그들처럼 행동하는 민주당원들에게 불어닥칠 것"이라며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닉슨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변호라 미란다 호브스 역을 맡아 인생과 사랑, 일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싱글 여성을 연기해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2012년 성소수자 활동가인 동성 연인과 결혼했고, 세 아이를 두고 있다.
평소 공교육과 교통정책 등 정치·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그는 오랜 소문대로 뉴욕 주지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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