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기부마저 '감소'…온정 손길 끊긴 추석

입력 2018-09-15 07:00  

경기 침체에 기부마저 '감소'…온정 손길 끊긴 추석
자연재해·한국GM 군산공장 폐쇄·조선업 불황 겹쳐



(전국종합=연합뉴스) 무르익는 오곡백과만큼 마음도 풍성해야 할 추석에 온정의 손길이 뚝 끊겼다.
매년 명절이면 기부금과 기부 물품이 몰리던 사회복지법인에 후원자들의 발길이 줄었고, 경기 침체가 그 배경으로 꼽혔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가량 앞둔 15일 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은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추석까지 아직 시일이 남았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기부금이나 물품이 접수되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개인 기부와 기업 기부 모두 저조하다.
추석을 2주 앞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전북 사랑의열매에 도착한 기부금은 1억9천200여만원, 기부 물품은 5천만원 상당이었다.
기부금이 3억2천600여만원, 물품이 1억6천700여만원 상당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큰 차이다.
주로 추석 직전에 온정의 손길이 집중되지만,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된 데 이어 올해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가 처참히 무너진 탓이다.
전북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사랑의열매도 수년 동안 기부를 해온 후원자분들도 경기가 어렵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며 "그나마 대기업은 여전히 후원을 아끼지 않아 다행이다"고 털어놨다.


충북에서도 올해 자연재해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온정의 손길이 줄었다.
충북 사랑의열매는 이달 1∼14일 사이 1억1천만원을 모금했다.
지난해 9월에 4억9천만원이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한 금액이다.
박상덕 충북 사랑의열매 모금사업팀장은 "모금액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올해는 폭염과 폭우 피해가 컸고, 경기 침체가 이어져 예년보다 모금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관계자도 "올해 들어 개인 가정으로 발송하는 지로 모금액이 감소했다"며 "명절을 앞두고 십시일반 이웃에게 정을 나누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울산 지역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취약계층을 위해 모인 기부금이 작년보다 1억6천만원 정도 줄었다.
기업 기부와 세대주, 개인사업자, 법인 등으로부터 모금하는 적십자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조선업 불황 등으로 인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등 법인의 폐업이 회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워낙 울산의 지역 경기가 나쁘다 보니 소외계층에 전달될 기부금마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민, 김용태, 임채두 기자)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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