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당 의원에 리포트 제공'…獨 정보수장 해임 위기

입력 2018-09-14 19:55  

'극우당 의원에 리포트 제공'…獨 정보수장 해임 위기
대연정 3당, 마센 헌법수호청장 해임 논의…결론 못내려
'켐니츠 사태'시 극우의 이민자 공격 부인한 발언으로 비판받기도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정보당국 수장이 극우정당에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을 받는 등 잇따라 구설에 오르며 해임 위기에 몰렸다.
대연정 3당은 13일(현지시간) 위기대책회의를 열어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BfV)의 한스-게오르그 마센 청장의 해임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마센 청장은 최근 작센 주 켐니츠에서 발생한 극우 세력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한 발언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캠니츠에서 극우시위 참가자들이 이민자를 쫓아가 위협을 가하는 장면이 담긴 '켐니츠 인간 사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퍼진 상황에서 그가 이민자에 대한 공격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영상의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에 대연정 내 소수파인 사회민주당과 야당인 좌파당, 녹색당 등은 마센 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러자 마센 청장은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캠페인에 대해 우려하는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마센 청장은 극우성향의 정당으로 켐니츠의 극우시위를 주도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접촉하고 정보를 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AfD의 슈테판 브란너 의원은 공영방송 ARD에 마센 청장이 지난 6월 13일 사적인 만남에서 자신에게 많은 리포트를 건네줬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마센 청장은 지난 2015년 당시 프라우케 페트리 AfD 대표와 두 차례 비밀 회동을 하고 정치적 조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다.
대연정 내부에서는 마센 청장의 해임을 놓고 찬반이 갈렸다.
난민 강경파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지난 12일 연방하원 내무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마센 청장에 대한 인사 조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연정 위기대책회의에서도 제호퍼가 이끄는 기독사회당은 마센 청장을 옹호했지만, 사민당은 해임해야 한다며 맞섰다.
대연정 3당은 오는 18일 위기대책회의를 다시 열어 마센 청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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