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D-2]⑨ 11년만에 南정상 맞는 北, 文대통령 극진 환대할듯

입력 2018-09-16 05:10   수정 2018-09-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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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D-2]⑨ 11년만에 南정상 맞는 北, 文대통령 극진 환대할듯
공항부터 파격적 의전 전망…노동당 청사서 첫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주목
김정숙-리설주 '퍼스트레이디 외교'도 주목…행사동행하며 친분쌓기 예상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잘 맞이하겠다. 정말 노력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내놓은 언급이다.
수령제하에서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는 북한인 만큼 이번 문 대통령을 최상의 준비와 의전을 갖추고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행사 때문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정상회담에 올인하는 것으로 안다"며 "북측 관계자들은 잘 모실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전용기편으로 이동하는 만큼 김 위원장과 첫 만남은 순안공항으로 잘 알려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곳에서부터 극진한 환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정상회담 때 항공편으로 이동한 김대중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서 직접 맞아 의장대 사열을 했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도로에서 평양시민들이 꽃을 들고 환영했다. 2007년 정상회담 때는 육로로 이동한 노무현 대통령이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환영를 받은 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무개차에 올라 평양시민의 환영을 받았다.
최상의 의전이 예상되는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선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문 대통령을 맞이하고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숙소로 예상되는 백화원영빈관까지 이동하는 그림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주도로 남북관계가 좋게 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을 평양시민들에게 직접 드러냄으로써 변화된 정세를 실감토록 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공항에서 이뤄질 환영행사에 북한 고위층 인사들이 총출동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대북특별사절단 면담에 배석하지 않았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필두로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진 명실상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은 제한적인 인원만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당·정·군 고위인사들이 대거 출동해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기간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하는 시간을 최대화해서 회담을 통한 공식적인 논의뿐 아니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많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환영 및 환송 오찬과 만찬은 물론 집단체조나 공연 관람, 각종 시찰에 김 위원장이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주목되는 의전 중의 하나는 문 대통령과 회담이 어디에서 이뤄질 것이냐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숙소인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의 회의실에서 회담할 가능성도 있다.
노동당 본부청사를 남측 인사가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대북특별사절단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가 처음이었는데, 이곳을 문 대통령이 찾아 회담하면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길을 끌 의전 중 하나는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부인을 공개석상에 동반하지 않아 이희호 여사나 권양숙 여사 모두 참관 등의 일정을 대남기구의 여성 관계자들이 도맡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대부분의 일정에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두 차례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 때 이희호 여사나 권양숙 여사는 북한의 대표적인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과 취학 전 아동들을 돌보는 창광유치원,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하고 북한의 대표적인 여성인사들과 면담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이런 일정을 포함할 것으로 보이며, 리설주 여사가 김정숙 여사를 직접 안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는 만찬에서 짧은 상견례만 했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통해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돈독한 친분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평양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기간 그동안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파격적인 의전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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