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한 참여기회·공정한 성과분배 중요"…믹타 국회의장회의 기조연설
국내 첫 '포용성장' 주창자로서 '사람중심경제' 소개
(발리=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16일 "혁신은 그 목표도, 과정도, 결과도 모두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지속 가능하고 멀리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제4차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에서 '포용적 경제성장 지원을 위한 혁신산업'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혁신의 과정에 균등한 참여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성과에 대한 공정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모든 주체가 경제성장 과정에 참여해 그 성과를 나눌 수 있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하는 포용성장(Inclusive growth)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믹타 회원국 관계자들에게 "대한민국은 '사람 중심 경제'에서 우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방법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포용적 번영을 위한 사람 중심 경제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세 가지 축이 상승작용을 하며 이끌어가는 경제"라며 "지속가능한 포용성장은 공정경제라는 튼튼한 주춧돌 위에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특히 "포용과 혁신을 통한 성장은 반드시 국회의 입법을 통해야만 민생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저는 여당의 양보와 야당의 협조로 국회를 국회답게 만들어 나가고, 경쟁적 협조의 자세로 개혁 입법을 달성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문 의장은 "민간 중심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회가 신속하고 탄력적인 입법으로 규제를 개혁하고, 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문 의장은 "포용성장은 비단 국가적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면서 "믹타 회원국들이 뜻을 모아 협력할 때 포용성장의 지평은 더욱 넓어지고 성장의 과실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일찍이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2015년 1월 "미국 민주당과 영국 노동당이 공동으로 '포용적 번영'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박근혜 정부도 가계소득 중심 전략으로 경제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창한 바 있다.
당시 문 의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용한 포용적 번영은 완전고용, 모두에게 제공되는 교육기회, 혁신과 지역클러스터 지원, 장기적 접근, 국제공조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맹아로 볼 여지가 있다.
문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 전 취재진과 만나 "믹타 국회의장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이 포용성장을 주제로 한 연설을 요청했다"며 "포용성장이 이미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무스타파 센토프 터키 국회부의장은 '평화 및 안보유지 - 유엔의 역량 강화', 수 라인즈 호주 상원부의장은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의 여성의 역할', 밤방 수사트요 인도네시아 하원의장은 '지속가능한 성장 및 번영을 위한 해양 협력'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믹타는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등 5개 중견국 협의체로, 2015년부터 매년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해왔다. 멕시코 의회는 국내 사정으로 인해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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