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초게,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01분 39초로 세계 신기록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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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꿈의 기록' 혹은 '불가능한 기록'으로 불리던 '마라톤 서브 2'가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 덕에 '도전할만한 기록'으로 다가왔다.
킵초게는 16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8 베를린 국제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 01분 39초에 완주했다.
남자마라톤에서 2시간 01분대 기록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킵초게는 2014년 같은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세운 2시간 02분 57초를 1분 18초 앞당기며 '2분대 벽'을 돌파했다.
남자마라톤의 숙원 '서브 2(2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치는 것)'가 이제 1분 40초 앞으로 다가왔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2016년 12월 마라톤 한 시간대 주파를 목표로 내세우며 '브레이킹 2(Breaking 2)'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나이키는 킵초게를 '서브 2를 달성할 후보 1순위'로 꼽으며 막대한 지원을 했다. 킵초게에게 맞춤 신발과 유니폼 등을 제공했고, 훈련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지난해 5월 6일에는 이탈리아 몬차에서 '브레이킹 2' 레이스를 열기도 했다.
킵초게를 도로가 아닌 포뮬라 원(자동차경주) 서킷에서 42.195㎞를 달리게 했다. 렐리사 데시사(에티오피아)와 저세네이 타디스(에리트레아)가 '구간별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킵초게를 도왔다.
당시 킵초게는 2시간 25초에 42.195㎞를 완주했다.
도로가 아닌 포뮬라 원 서킷에서 경기를 펼치고, 페이스메이커의 국제 기준도 어겨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적합한 환경'을 마련하면 2시간 이내에 레이스를 마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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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 학계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마라톤 1시간대 주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논문도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휴스턴 대학 연구진은 2016년 '스포츠 의학 저널'에 "여러 조건이 잘 맞물리면 1시간대 완주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키메토가 2014년 2시간 02분 57초를 기록할 때 신은 마라톤화는 한 짝에 8온스(226.79g)였다. 연구진은 "한 짝에 4.5온스(127.57g)짜리 마라톤화를 신으면 57초까지 기록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킵초게는 최근 6온스(170g)짜리 마라톤화를 신고 훈련했다.
연구진은 "마라톤 직선 주로에서 주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체력을 비축하는 전략을 잘 활용하면 기록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킵초게는 16일 페이스 메이커 조스팟 보이트의 도움을 받아 반환점을 1시간 01분 06초에 돌았다.
1967년 데릭 클레이턴(호주)은 2시간 09분 37초로 종전 기록(2시간 12분 00초)을 2분 23초나 줄이며 남자마라톤 최초로 10분대 벽을 넘어섰다.
이후 남자마라톤 세계 기록은 꾸준히 단축됐으나, 한 번에 1분 이상을 줄인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킵초게는 4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세계 기록을 단박에 1분 18초나 줄였다. 남자마라톤에서 종전 기록을 1분 이상 줄인 건, 무려 51년 만이다.
'인간 한계'로 여겼던 1시간대 진입의 꿈도 한층 커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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