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D-1] '제2의 도보다리' 장면 나오나…미리보는 2박3일

입력 2018-09-17 13:35   수정 2018-09-19 18:02

[평양정상회담 D-1] '제2의 도보다리' 장면 나오나…미리보는 2박3일
공식환영행사 후 첫날 오후 바로 정상회담…이튿날 공동기자회견 주목
평양 주요시설 참관…서민식당 이용·'제2 도보다리' 명장면 가능할까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18일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세부 일정이 공개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2박 3일 일정을 소개했다.
남북 정상이 지난 두 번의 만남을 통해 상당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만큼 친교를 더 두껍게 하는 것은 물론, 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실무적인 일정을 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수행원들과 오전 8시 40분 성남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전 10시 평양국제공항 순안공항에 도착한다.
똑같이 서해 직항로로 이동했던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에서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전 대통령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임 실장도 "공항에서 공식환영행사가 계획돼 있어서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영식 후 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오찬을 마치고 나면 방북 기간 첫 정상회담이 열린다.
2000년과 2007년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 둘째날 본격적인 정상회담이 개최됐던 것과는 다르다.
임 실장은 "곧바로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형식으로 들어갈 거라고 생각한다"며 "일반 정상회담 때처럼, 확대·단독 같은 상투적인 형식보다 직접적·실질적 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회담 장소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모두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노동당 본부 청사를 '혁명의 수뇌부'로 부르며 어떤 외부 인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첫날 회담을 마치면 오후에 환영 예술공연을 관람한 데 이어 환영 만찬이 계획돼 있다.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남측 대중가요 가수 등의 공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남북 협의에 따라 일정이 얼마든 바뀔 수 있다고 한 만큼 이날 공연 외에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5년 만에 공개한 새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을 관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연 관람을 마치면 첫째날 일정이 마무리된다. 공식수행원이 백화원초대소에 머무르기로 결정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문 대통령의 숙소도 이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날 오전에는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이때 회담 결과에 따라 오후에 합의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 회담을 이어가야 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남북 간 논의해 온 긴장 해소와 무력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부문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부 조항이 남아있다는 점도 미리 말씀드린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만약 정상회담이 오전에 끝나 회담 합의 내용까지 원만히 발표된다면 문 대통령은 옥류관에서 오찬을 마치고 공식·특별수행원과 평양의 주요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북한이 평양의 랜드마크로 조성한 미래과학자 거리 혹은 여명거리 등을 산책하거나 별도의 산업·관광시설을 둘러볼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날 만찬이 어디서 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가시는데 북측에 부탁을 해놨다"면서 "평양시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평양 시내를 관람하거나 평양시민이 자주 찾는 식당에 남북 정상이 마주 앉은 모습이 4·27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과 같은 또 하나의 명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둘째날 환송 만찬이 예정된 만큼 마지막날 별도의 환송 오찬은 없을 것이라고 임 실장은 전했다. 다만 남북 실무 협의에 따라 친교 일정이 추가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북측에서의 일정이 종료되는 시각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나 문 대통령이 늦지 않게 서울로 돌아온다면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성과를 직접 설명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영상]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일정 및 의제 발표 / 연합뉴스 (Yonhapnews)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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