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기학회 콘퍼런스…"냉방수요 증가세…일반·주택용의 절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올여름 폭염으로 전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전력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17일 대한전기학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 전력수급 전문가 콘퍼런스'에서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7월 24일에도 예비력이 700만kW(킬로와트) 이상을 유지했고 예비력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를 8천830만kW로 전망했지만, 실제 최대전력은 지난 7월 24일 역대 최고인 9천248만kW를 기록했다. 당시 예비력은 709만kW로 7.7% 예비율을 유지했다.
김 교수는 "두 자릿수 예비율을 유지하려면 900만kW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경험적으로 우리나라는 500만kW 이상만 갖고 있어도 다른 추가 자원이 있어 충분하며 두 자릿수를 고집하는 것은 너무 낭비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예상보다 높은 기온에 정부의 수요 전망이 빗나갔지만, 수요예측 모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요예측 모델에 예상 기온인 29.8도 대신 실제 기온인 31.0도를 입력하면 수요 전망과 7월 24일 실제 수요의 오차율이 0.2%에 불과했다. 기온을 정확히 예측했다면 수요 전망이 정확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지나친 걱정이 있었던 반면 개선할 점도 없지 않다"며 수요 전망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온 외에 다양한 기상인자를 반영하고 업데이트된 기상 예보를 반영해 수요를 재예측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인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 총괄분과장이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미리 준비한 덕분에 폭등한 수요에도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관리됐지만, 수요 전망이 빗나간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라며 "앞으로 수요 전망 정확성을 높이는 게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올여름 수급은 폭염과의 싸움이 아니라 내부에 알 수 없는 걱정과 두려움과의 싸움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과장된 걱정과 왜곡된 주장이 너무 많았는데 결코 도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성배 한국전력[015760] 박사는 전체 전력수요에서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최근 몇 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계 전력수요가 최대치에 이르렀을 때 냉방수요가 전체 전력수요에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0.4%, 2015년 19.8%, 2016년 27.3%, 2017년 28.7%, 2018년 30.6%로 늘었다.
지난 7월 24일 총 전력수요 9천248만kW 가운데 30.6%인 2천829만kW가 냉방수요다.
당시 냉방수요를 용도별로 보면 일반용이 1천467만kW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주택용 788만kW, 산업용 305만kW, 기타 269만kW다.
냉방수요는 일반용(51.2%)과 주택용(53.4%) 전력수요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산업용은 냉방수요가 전체 수요의 7.1%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전력수요 증가를 의미하는 기온 민감도도 증가했다.
2017년 하계에는 기온 1도 상승 시 전력수요가 77.8만kW 늘었지만, 올여름에는 94.5만kW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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