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가정폭력 희화화"…방심위, 코미디 빅리그에 '주의'

"데이트·가정폭력 희화화"…방심위, 코미디 빅리그에 '주의'
'北, 풍계리 취재비 요구' 보도로 '주의' 받은 TV조선 재심신청은 기각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여성출연자에 대한 남성출연자의 폭력을 개그 소재로 삼은 tvN과 XtvN의 '코미디 빅리그'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심위에 따르면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 6월 드라마를 패러디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한 대만 때려줘요"라고 여성이 말하자 남성이 주먹으로 여성의 배를 때리고, 이를 본 경찰이 "당신을 구타유발자로 체포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또 탕수육에 소스를 붓는 아내의 머리를 남편이 때리는 장면도 있다.
방심위는 "데이트·가정폭력을 희화화해 폭력문제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사회적으로 폭력에 대한 관대한 기준과 태도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며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도 여성에 대한 폭력, 외모 평가 등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것은 성차별 및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미디 빅리그는 2011년 방송 시작 이후 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 12건, 행정지도 23건을 받은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특정 대형할인점의 수박판매 행사 소식을 전하며 상품가격과 특정 카드 이용 때 할인 혜택 등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소개한 tbs-FM 'tbs 뉴스'에 대해서도 '주의'가 의결됐다.
한편, 방심위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방북하는 외신 취재진에 북한이 고가의 취재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가 '주의'를 받은 'TV조선'의 재심신청에 대해 다수의견으로 '기각'을 의결했다.
방심위는 "주의 결정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으며 제재수준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유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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