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유화 손짓'…日, 압수했던 조선학교 학생 北기념품 돌려줘

입력 2018-09-18 02:00  

北에 '유화 손짓'…日, 압수했던 조선학교 학생 北기념품 돌려줘
일본 교도통신 보도…"북한과 대화 의식한 조처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압수했던 조선학교 학생들의 북한 기념품을 두 달 반 만에 되돌려줬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압수했던 기념품의 대부분을 지난 12일 학생들에게 돌려줬다고 전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의식한 조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인도적인 관점에서 학교 측과 논의해 기념품을 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세관 당국은 지난 6월 28일 수학여행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고베(神戶)고급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이 귀국할 때 가지고 있던 북한의 기념품을 간사이(關西)공항에서 압수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한 자국의 독자 제재에 따라 압수한 것이라는 설명이었지만, 친척들과 지인들로부터 받은 기념품까지 압수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많았다.
총리 관저 내에서도 "기념품 압수가 쓸데없이 북한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은 압수 다음 날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을 밟아 뭉개는 극도로 악질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다. 일본 당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행한 폭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 북한 역시 이에 대해 관영 언론을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재일동포들의 인권과 생활권을 마구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고, 조선중앙통신도 "앞에서는 대화를 운운하고 뒤에서는 제재압박을 떠든다. 민족차별적, 반인륜적 악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꿔 기념품을 반환한 것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들어 "직접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북한이 현재 사용 중인 것이나 여행 중 사용했던 것만을 북한 물품의 일본 반입 예외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처를 한 것이 예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독자 제재로 '인도적인 목적에 해당하는 것' 이외의 북한 물품을 일본에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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