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마이오 부총리 "국영기업에 광고 중단하도록 촉구 서한 준비"
현지 언론 "그의 위협은 독립적인 언론에 두려움 느끼는 것 보여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탈리아의 실세 부총리인 루이지 디 마이오(31) 오성운동 대표가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국영기업의 광고비 집행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디 마이오 부총리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문들이 공적 토론을 오염시키고 있다. 최악은 그들이 세금으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다음 예산 편성 때 국영기업이 간접적으로 언론을 지원하는 부분을 줄일 것이라면서 "국영기업에 광고 구매를 중단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올 3월 총선에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을 이끌면서 33%의 지지율을 끌어냈다. 그는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와 손잡고 서유럽 최초의 극우 포퓰리즘 정부를 구성했다.
오성운동 창립자인 베페 그릴로(69)와 디 마이오 부총리는 기성 언론이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정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기득권으로부터 시민을 지킨다며 기성 언론에 격렬한 비난을 퍼부어왔다.
그는 "이건 언론이 아니고 비 오고 해 뜨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소수 엘리트의 이익을 지키려는 선동에 불과하다"며 기성 언론을 혹평했다.
또 "나는 정보를 얻으려고 이탈리아 신문을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우리를 공격하는지 이해하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언론재단의 라파엘레 로루소는 AFP통신에 "디마이오는 언론의 비판이나 언론 자유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며 "지지자들에게 직접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사설에서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언론의 활력은 민주주의와 시민참여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이지만 디 마이오의 세계에서 신문은 적이고 침입자며 기생충 같은 존재다. 그의 위협은 독립적인 언론, 다양한 의견에 그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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