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쇼핑몰 대표 마에자와 유사쿠…스페이스X 발표
"달 여행 시기는 2023년 예정"…1972년 이후 약 50년만
마에자와 "달 여행에 전세계 예술가·건축가 등 6~8명 초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일본의 40대 억만장자가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로켓을 타고 민간인 최초로 달 여행에 도전한다.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 창립자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스페이스X 본사에서 자사 로켓을 타고 민간인 최초로 달 여행을 하게 될 인물은 마에자와 유사쿠라고 발표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민간 관광객을 자사의 차세대 우주선 'BFR'(Big Falcon Rocket)에 태워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여행객의 신원과 발사 시점 등 세부 내용을 17일 밝히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머스크와 마에자와는 이날 또 이번 달 여행은 오는 2023년 이뤄질 예정이라고 대략적인 일정을 밝혔다.
이번 여행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지난 1972년 아폴로 17호 선장 진 커넌(작고)이 마지막으로 달을 밟은 이후 거의 반세기 만에 인류가 달에 도달하는 기록을 낳게 된다. 민간 부문에서는 최초다.
[로이터 제공]
올해 42세의 마에자와 유사쿠는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업체인 '스타트투데이'의 창업자이자 CEO로,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도 그가 설립했다.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의 자산가로 일본에서 18번째 부자다.
그는 미술품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컬렉터로도 유명하다. 도쿄에 현대미술재단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의 유명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5월 장 미셸 바스키아의 1억1천50만 달러(약 1천244억원) 짜리 그림을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에자와는 머스크의 소개를 받은 뒤 박수와 환호가 나오는 가운데 "나는 달에 예술가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면서 자신의 달여행에 전 세계에서 6~8명의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와 다른 창의적인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달여행에 초청된 이들은 "지구에 돌아온 뒤 무엇인가를 창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 걸작들이 우리 모두 안에 있는 '드리머'(dreamer)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인류를 위해 놀라운 예술 작품을 창조하기를 바란다"면서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심장이 뛴다"고 덧붙였다.
마에자와는 또 "어렸을 때부터 달을 사랑했다"며 "(달 여행은) 내 일생의 꿈"이라고 감격해했다.
마에자와는 이전부터 우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방문해 우주비행사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눈을 뜨게됐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이후 미술품, 와인과 함께 우주를 자신의 주요 취미로 꼽았다.
마에자와는 이날 달 여행을 앞둔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아직 준비를 시작하거나 어떤 훈련이 필요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달여행에 대해 "이것은 위험하다"면서 마에자와에 대해 "가장 용감하고 훌륭한 모험가"라고 소개했다.
2000년 데뷔한 '스위치 스타일'(Switch Style)이라는 록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기도 했던 마에자와는 고리키 아야메 등 유명 일본 여배우들과 데이트하며 현지 연예계 뉴스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머스크는 마에자와가 이번 여행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다면서도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머스크는 이날 "이 여행은 4∼5일이 걸릴 것"이라면서 개발 중인 118m 크기의 차세대 초대형 재사용 우주선 BFR의 이미지와 사양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68년부터 1972년까지 24명의 NASA 소속 우주인을 달에 파견했으며, 그중 12명이 달 표면에 발을 디뎠다.
또 내년은 1969년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표면에 인류 최초로 발을 디딘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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