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윤주만 "눈빛 연기에 가장 공들였죠"

입력 2018-09-18 15:00  

'미스터 션샤인' 윤주만 "눈빛 연기에 가장 공들였죠"
구동매 오른팔 유죠 역으로 눈도장…"종영하고 신혼여행 갑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처음 대본에는 그저 '낭인1' 역할이었는데, 어느 순간 '유죠'라는 이름이 생겼더라고요. 행복했죠."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에서 구동매(유연석 분)의 '오른팔' 유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윤주만(37)은 이번에 '멋있다'는 말을 실컷 들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쑥스러워했다.
늘 구동매 곁을 지키며 충심을 보여준 유죠는 이따금 결정적인 순간에 조선말을 쓰며 '깊은 사연'이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작품에서 다뤄지지는 못했다.
"저도 내심 동매와 유죠 스토리가 좀 더 다뤄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쉬운 면이 있죠. 유죠가 조선인인 것은 맞아요. 그 이상은 혼자 상상해야 했죠. 유죠도 어렸을 때 일본에 건너가 유진 초이처럼 따돌림을 당하고 맞다가 동매가 구해주면서 둘이 인연을 맺지 않았을까요. 유죠의 충심을 보면 동매가 목숨을 구해줬을 것 같아요."
그는 "유죠가 스파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그건 납득이 되지 않았다"며 "유죠는 끝까지 '충심'인 게 맞고, 그게 시청자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주만은 유연석에 대해 "'구가의 서' 이후 두 번째 만나서인지 서로 술 한 잔 기울이기도 하면서 좋은 호흡을 맞췄다"고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그는 "특히 동매가 애신(김태리)에게 뺨을 맞고 웃을 때 '웃으시냐'고 했던 대사가 참 마음에 들었다"며 "단순한 부하가 아니라 동매의 깊은 곳까지 알고 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주만은 유죠를 연기하면서 눈빛 연기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긴 대사 없이도 늘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한 유죠다.
"캐스팅되자마자 일본 사무라이 영화, 유튜브 영상을 있는 대로 찾아봤어요. 뭔가 묵직한 느낌을 줘야겠더라고요. 유죠는 또 평소에는 무표정하지만 한 번씩 절절하거나 강렬한 시선을 줄 때가 있죠. 그럴 때 힘을 줬죠."


윤주만은 '시크릿 가든', '도깨비'에 이어 '미스터 션샤인'으로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세 번째 출연했다. 그는 "'도깨비'에서 바보 사채업자로 잠시 출연했는데, 대본에 없던 소품을 준비한 모습을 보고 이응복 PD님이 좋은 인상을 받으셨는지 이번에 또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우연이 아닌, 스스로 잡은 기회였던 셈이다.
대본에 없는 부분을 연구,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성격은 이번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지금은 긴 머리가 유죠의 상징이 됐지만 원래는 짧은 '올백 머리' 설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현장에서 뭔가 허전했는데 영화 '어벤저스'의 토르를 떠올려 반가발을 붙여보니 잘 어울리더라"고 웃었다.
윤주만은 유죠가 아닌 시청자로서 본 '미스터 션샤인'도 잊지 못할 작품이었다고 했다. "말 그대로 독립운동하신 분들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살고 있지 못했을 거잖아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계속 떠올랐어요."


2000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 조연·단역으로 출연한 윤주만은 힘든 무명 생활에 서른 즈음 연기를 그만둘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이 일이 좋아 지금까지 버텼다고 했다.
"주변 연기하는 친구들과 항상 얘기하는 게 '어릴 땐 스타를 꿈꿨지만 지금은 연기만으로 먹고 사는 게 목표'라는 거예요. 현실적인 얘기 같으면서도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미스터 션샤인'을 계기로 더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인상이 강렬하니까 살인마 같은 역할도 좋고, 정반대로 코미디도 좋아요."
그는 '미스터 션샤인'이 처음 방송한 지난 7월 새신랑이 됐다.
"7년 만난 여자친구가 7월 7일에 아내가 됐어요. '미스터 션샤인' 덕분에 축하도 더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일단 작품 잘 마치고 신혼여행도 다녀올 생각입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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