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北주민 손에 들린 한반도기·인공기…"절제된 환영"

입력 2018-09-18 15:08   수정 2018-09-19 08:49

[평양정상회담] 北주민 손에 들린 한반도기·인공기…"절제된 환영"
태극기 부재에 전문가 "南서 했어도 인공기 없을것…특수관계 반영"
"밸런스 안맞아…한반도기만 흔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평양 주민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면서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흔들어 눈길을 끌었다.
평양에서 송출된 TV영상에 따르면 평양 순안공항과, 카퍼레이드가 진행된 도로 가에 집결한 북한 주민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한반도기와 인공기, 인조 꽃을 흔들었다.
정상회담을 위해 외국 원수가 방문한 경우 주민들이 환영할 때 양국 우호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자국기와 상대국 기를 동시에 흔드는 것이 보통이다. 그 맥락에서 보면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사용된 셈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환영객들이 한반도기를 사용한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 한반도기를 등장시킨 것은 진일보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에서 태극기를 게양하거나 흔드는 일은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남측 선수가 우승한 경우 등 국제관례상 의무적인 경우가 아니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금지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 환영행사에 인공기와 함께 한반도기가 등장한 것은 태극기에 대한 북한의 '금기'가 깨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또 남북관계를 '국가 대(對) 국가' 관계가 아닌 '특수관계'로 보는 시각에 따른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남북한 사이에는 아직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는 법이 상존한다"며 "그 때문에 문 대통령의 방북이 국빈급 방문임에도 국기게양과 국가연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남할 경우 우리도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 절제된 환영 방식"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예 한반도기만으로 환영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남북을 아우르는 한반도기와 북한 국기만 등장한 것은 '밸런스(균형)'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전직 관료는 "북한 주민들에게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들게 한 것이 모종의 메시지 발신 차원인지, 단순히 태극기를 들 수 없어서 한반도기로 대체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반도기만 흔들었으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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